2025-07-02 09:40 (수)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 '가족생태계 복원 26년여정'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 '가족생태계 복원 26년여정'
  •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 yunheelife2@naver.com
  • 승인 2018.12.28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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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사회공동체 '대가족' 살아나야 저출산ㆍ실업ㆍ주택난 실마리 잡는다"

 

자신이 세운 계란 모양의 예배당 실내에서 포즈를 취한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 그는 가족 생태계 복원만이 저출산,실업,주택난 등 사회 문제점을 풀어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세운 계란 모양의 예배당 실내에서 포즈를 취한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 그는 가족 생태계 복원만이 저출산,실업,주택난 등 사회 문제점을 풀어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내다보고 일찌감치 '가족 생태계'의 혁신 깃발을 든 이가 있다. 시민운동의 하나로 조용히 불을 지폈고 울림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활동공간을 '가정NGO'(비정부기구)라 부른다. 가정행복 바이러스의 전도사 송길원 대표(61)가 운영 중인 하이패밀리(Hi Family· 경기도 양평군 서종)동산에 다녀왔다. 곳곳의 갈등 요소가 사회공동체를 위협하는 현실이 답답했다.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물음에 답을 캐려는 현장취재다.

송 대표에게 먼저 '하이패밀리'의 뜻을 물었더니 영어를 파자(破字·한자의 획수를 하나 하나 떼어내 해석하는 것)하듯이 풀어낸다.

하이(Hi)는 '안녕'이 아니었다. 행복혁신(Happy innovation)이라고 한다. 그 다음의 음절 '패밀리'는 가족이라는 의미를 물론 갖고 있지만 숨은 뜻은 따로 있었다. 'fam'은 'father(아버지)+mother(어머니)'의 뜻이 있고 'ily'는 'I love you'의 약자란다.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형식이 실질을 지배한다고 했던가. 이처럼 자신이 추진하는 일을 절묘하게 함축한 조어가 따로 있을까 싶었다. 이쯤 되면 부모님과 더불어 오손도손 사는 가족 공동체의 모습이 자연히 그려진다.

경기도 양평 서종에 조성된 하이패밀리 동산은 복합 문화공간이자 힐링 필드이다. 가족간 갈등의 출구를 찾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또  갤러리와 박물관도 있다. 사진은 본관건물에 자리한 채플공간이다. 왼쪽과 오른쪽 사진에 나와있는 공간을 필요에 따라 재배치해 연주회는 물론 명사특강 장소로 쓰인다.
경기도 양평 서종에 조성된 하이패밀리 동산은 복합 문화공간이자 힐링 필드이다. 가족간 갈등의 출구를 찾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또 갤러리와 박물관도 있다. 사진은 본관건물에 자리한 채플공간이다. 왼쪽과 오른쪽 사진에 나와있는 공간을 필요에 따라 재배치해 연주회는 물론 명사특강 장소로 쓰인다.

송 대표는 왜 '가족'이라는 풀뿌리 사회공동체의 혁신이라는 화두를 잡은 걸까. 뜻밖에도 그 자신이 가정 트러블메이커였다고 한다. 하이패밀리 동산의 공동 대표인 부인 김향숙과 이혼 할 뻔했다. 아니 이미 가정이 깨진거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미국 교회들이 가족을 둘러싼 갖자기 문제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교회가 가족의 행복을 목회 활동의 정점에 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가족 대화와 스킨십은 물론 이혼 가정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가족간 대화를 중시했다. 그래서 그는 1992년 가정 행복의 '재건축 조합장'으로 나섰다. 무너진 가정과 고민을 나누고 리모델링 방법을 찾아 나섰다. UN이 '가정의 해'로 정한 1994년보다 2년 앞섰다.

행복의 뿌리는 가정의 가치를 발견하고 깨우치는 일이라고 굳게 믿었다. 송 대표가 뜬금없이 기자에게 물었다. "미군이 왜 세계 최강인 줄 아세요. 알고 보니 핵과 미사일에서 나오는 게 아닙디다. 미국 국방부는 병사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도록 많은 예산을 쓴다고 자답했다. 가정안의 파열음을 해소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가정이 행복하니 병영에서의 사고도 줄었고 팀워크가 더 좋아졌다고 한다.

하이패밀리 동산안에 청란교회가 있다. 교회이름처럼 푸른 모양의 예배당이 있어 가족단위로 명상과 예배를 할수 있다. 들어가면 꽤 공간이 넓다. 천정이 아파트 2층보다 높다.
하이패밀리 동산안에 청란교회가 있다. 교회이름처럼 푸른 모양의 예배당이 있어 가족단위로 명상과 예배를 할수 있다. 들어가면 꽤 공간이 넓다. 천정이 아파트 2층보다 높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이 대목에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회갈등이 깊어지고 공동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은 '가정의 불안정' 때문이란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수습의 길을 물었다.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를 넘는 일이 시급하다고 송 대표는 강조했다.

그런데 그 해결책이 '낡아' 보였지만 그게 우리를 '미래'로 이끄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대가족'이란 '가족 생태계'가 복원되면 사회 갈등요소가 실타래가 풀려나가듯 풀릴 수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아이는 마을(공동체)이 키운다고 했어요. 육아의 책임은 할아버지와 형제들도 분담했고 더 나아가선 이웃집 아주머니가 돌봐주었지요. 그런데 핵가족을 넘어 싱글 세대가 확산하면서 그런 생태계가 거의 파괴됐어요. 육아문제 때문에 결혼을 안하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안낳는다고 합니다."

송길원 대표가 가족행복에 역점을 두게 된 배경은 자신에게 있었다. 결혼초기 이혼할 뻔했다. 그래서 가족생태계 혁신에 팔을 걷었다. 하이패밀리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부인 김향숙과 부부싸움 하는 장면을 코믹하게 연출한 사진이다.(중앙일보 권혁재 기자촬영)
송길원 대표가 가족행복에 역점을 두게 된 배경은 자신에게 있었다. 결혼초기 이혼할 뻔했다. 그래서 가족생태계 혁신에 팔을 걷었다. 하이패밀리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부인 김향숙과 부부싸움 하는 장면을 코믹하게 연출한 사진이다.(중앙일보 권혁재 기자촬영)

'가족 생태계'란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게 되면 육아를 넘어 노인부양과 간병 시스템도 한결 수월하게 갖출 수 있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 그제 서야 송대표가 '오래된 미래'에 길이 있다는 모순적인 표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에 걸맞는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대가 따로, 똑같이 살 수 있는 아파트 실내구조의 설계 혁신도 한번 추진할 만 하구나 하는 아이디어도 서로 나눴다. 이를테면 출입구가 다른 독립공간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하면 차단벽의 무거운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주택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가족 생태계의 복원이 환경생태계 복원보다 더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 대표는 교회 공간의 대대적인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중에 어린아이를 돌보고 방과 후 청소년의 활동공간으로 내주면 거기서 청년일자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이패밀리 동산이 바로 그런 것을 준비하고 가르치는 곳이다. 복합 문화공간이자 기족 생태계 복원을 위한 '힐링 필드'다. 3만평 규모의 이 동산에는 부부와 가족이 갈등의 출구를 찾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자신이 받고 싶은 교육과 힐링 코스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자연치유의 길을 다양하게 모색한다. 이 모두를 'W스토리'라고 이름 붙인 본관 건물이 담아낸다. 왜(Why)문제가 있고 그것을 풀 길(way)은 없는지 함께 찾으면서 지혜(wisdom)와 소망(wish)을 공유하는 게 'W스토리'건축의 모토라고 송대표는 설명했다.

이 건물 안에 있는 채플공간은 그럴듯한 연주회와 명사 초청 특강이 이뤄지도록 유연하게 설계돼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나와 '국정의 실상과 가정행복'이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풀었다. 김신 대법관은 "장애인으로서 꿈꾸는 것 조차 사치스러웠다"고, 그리고 석창우 의수 화가는 "두 팔을 잃고 나서야 꿈을 꾸게 되었다"고 말해 청중의 가슴을 울렸다. 100명의 명사를 만나고 100명의 고전 읽기를 하는 프로젝트는 청소년의 꿈을 지원한다. 그리고 크지는 않지만 격조있는 갤러리와 박물관도 있다. 곳곳에 독서 공간과 쉼터가 있다. 빗물을 6t가량 담을 수 있는 저장공간을 갖춰 여름 가뭄에도 끄덕 없다고 한다.

 

갤러리는 두개가 있다. 하이패밀리 동산 입구에 그림갤러리가 있고 본관 건물 안에는 계란과 같은 모양의 알(卵)  조각 작품이 전시중이었다.
갤러리는 두개가 있다. 하이패밀리 동산 입구에 그림갤러리가 있고 본관 건물 안에는 계란과 같은 모양의 알(卵) 조각 작품이 전시중이었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6만명이 교육을 받았고 7만명이 '힐링 필드'를 밟았다. 머물면서 힐링 코스를 체험 할 수 있는 '데카르트 하우스'의 설계를 끝내고 건축을 준비중이다. 가족생태계 복원과 목회활동을 병행하면서도 송 대표는 나서지 않았다. 60을 바라볼 때까지 '교회 CEO'인 담임목사를 못했다. 하이패밀리의 본관건물에 채플 공간이 마련되자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여 2012년 청란(靑卵)교회를 세웠다. 실제로 푸른 달걀모양의 실외 예배당을 만들었다. 미국의 요트제작자가 직접 만들었고 국내로 들여와 현장 조립했다. "한 가족 정도가 예배하고 명상하는 공간"이라고 송 대표는 설명했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꽤 넓었다. 파이브오르간이 있고 천장 높이가 아파트 2층보다 높아 은은한 메아리가 퍼졌다.

송 대표는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에 웰다잉을 더 강조했다. 그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임종하는 문화가 빨리 없어져야 하고 사망한 이후에도 고인의 인격이 존중 되야한다"고 말했다. 그가 하이패밀리 동산에 수목장 터를 조성한 이유도 그렇다. 나무 아래 묻힌 고인의 유골함에는 QR(정보저장)코드가 붙어있다. 손자들이 찾아와 고인의 육성과 활동 동영상을 듣고 보면 그것도 가족애를 키우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송 대표는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도 추진중이다. 어린이 사망자의 인권을 고려한 것이다. 아름다운 이별 역시 아름다운 사회공동체를 만드는 길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경기도 양평(서종)글ㆍ사진=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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