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6 00:30 (토)
쓰봉의 '따봉' 질주…음식물 넣어 버리는 친환경 봉투
쓰봉의 '따봉' 질주…음식물 넣어 버리는 친환경 봉투
  •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20.05.04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구환경의 날 50주년 기획)

중기벤처부 선정 4월의 '으뜸 중기'에 뽑힌 톰스 '분해 되는 음식물 봉투' 주목
순대 껍질 성분 '콜라겐' 이 열에 약한 단점을 충북대 연구진의 도움으로 해결
매립하면 한 달내 생분해 …유럽표준 인증받고 세종시 등 지자체와 공급 협의

지난 4월 22일은 50번째 맞는 ‘지구의 날’이었다. 환경 문제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날이 올해 50주년을 맞은 것이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심각한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1970년 민간이 주도하는 지구의 날이 출범했다. 이로써 환경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세계적 차원의 운동이 본격화했다.

사장
톰스 이문희 대표가 쓰봉의 제품을 들고 사진을 찍은 모습.사진= 톰스.

지구의 날 50주년이 되도록 사람들은 환경 문제를 과연 화급한 내 일처럼 생각하며 살아왔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며 미래 전망도 어두워 보인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위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인류를 강타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바람에 지구의 날이란 존재 자체마저 희미해진 느낌을 주었다.

이런 가운데 플라스틱 남용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 문제 해결에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는 한 강소기업(强小企業) 스토리가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톰스(Tom’s)란 회사다. 톰스는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편하게 봉투째 버려도 문제가 안 되는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봉투 ‘쓰봉’을 생산·판매한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이 회사는 직원이 4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2018년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환경 문제와 일상의 불편함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벤처형 중소기업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성장하고 있다. 간판 상품인 ‘쓰봉’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 의해 ‘이달(4월)의 으뜸중기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지만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강소기업임을 공인받은 셈. 주요 제품은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봉투(쓰봉)와 생분해 싱크대 거름망(애기쓰봉)이며, 대표는 이문희씨다.

제품
톰스가 개발해 시판중인 음식물 쓰레기 봉투 제품.

‘쓰봉’은 순대나 소시지 등의 껍질 재료인 콜라겐을 주재료로 만든 생분해성 음식물쓰레기 봉투다. 100% 천연 소재를 사용하지만 일반 비닐봉투처럼 웬만해선 찢어지지 않고 음식물이 닿아도 녹지 않는다. 봉투 강도를 기존 비닐 봉투의 80%선을 유지토록 만들어 상온에서는 1~2년 동안 원래 형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유통과정과 판매 및 이용 대기 등에 드는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물이나 침 등이 닿을 경우엔 90일 이내에 녹아 없어지고, 매립하게 되면 30일 이내에 분해되고 만다. 미세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든 기존의 일반 비닐봉투가 좀체 썩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환경문제를 천연소재 콜라겐을 통해 극복한 것이다.

이 대표가 쓰봉을 완성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악취는 물론 지저분한 찌꺼기가 손에 묻고 음식물쓰레기를 담았던 비닐봉투 처리에도 불편이 크다는 점에 착안한 그는 친환경 소재 봉투 개발에 뛰어들었다. 봉투째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수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순대나 소시지를 만들 때 사용하는 콜라겐 성분으로 봉투를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콜라겐 성분이 열에 약한 게 문제였다. 콜라겐으로 일단 봉투는 만들었지만 제조 과정에서 생긴 열에 콜라겐이 녹아버려 봉투 밑단을 붙일 수가 없어 큰 애를 먹었다. 이때 충북대 융합기술원 전문 연구진의 자문을 거쳐 콜라겐을 녹지 않게 하면서도 봉투 밑단을 붙이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 개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한 지 1년 만에 마침내 열접착이 가능한 실링 방식 개발에 성공한 것. 쓰봉 소재로 생분해성 포장재 관련 유럽 표준(EN 13432) 인증도 받아 날개를 달았다. 이 인증은 제품에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성분이 없다는 보증서인 셈이다.

이처럼 쓰봉은 일반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담은 후 종량제 봉투나 공동 수거함에 그대로 넣을 수 있어 편하며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일반 비닐봉투를 쓸 때처럼 봉투를 분리 배출하거나 전용 배출 통을 세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맡고 있는 많은 남성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쓰봉은 온라인 쇼핑몰 쿠팡,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상거래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증가세와 맞물려 쿠팡에서만 하루 6천 세트(세트 당 15~20개) 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톰스는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방식의 종량제 봉투 보급에도 나서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 강원도 원주시, 세종시 등과 종량제 봉투 납품을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글로벌 육가공업체 카길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하다 2015년 한국에 돌아와 평소 꿈꾸던 창업에 도전했다. 마침내 2018년 창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톰스를 차리고 시장에 제품을 선보였다. 첫 제품은 흡연자를 위한 ‘담배·라이터 일체형 케이스’였다. 흡연자들이 라이터를 자주 잃어버리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호주머니에 넣으면 너무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게 최대 약점이었다.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자기 만족에 빠져 제품을 내놓은 결과였다.

그는 피 같은 창업 자금 1억5천만 원을 3개월 만에 고스란히 날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다섯 번이나 찾아가 설득한 끝에 창업 자금 8천만 원을 지원 받아 쓰봉 사업에 재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큰 손해를 본 후 끈질기게 도전한 쓰봉이 결국 회사를 살린 셈이었다. 이제 그는 사업 실패 후 재도전해 성공한 의지의 중소기업인으로 주변에 얼굴을 알리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229번지 (서울빌딩)
  • 대표전화 : 02-501-63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재열
  • 발행처 법인명 : 한국社史전략연구소
  • 제호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34
  • 등록일 : 2018-07-31
  • 발행·편집인 : 김승희
  • 발행일 : 2018-10-15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이코노텔링(econotelling).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unheelife2@naver.com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장재열 02-501-6388 kpb1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