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 생산은 2008년 12월후 최대 감소하는 등 코로나 여파에 흔들
코로나19 확산이 국내 실물경제에 가한 충격이 지표로 확인됐다. 2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얼어붙었다. 특히 산업생산과 소비는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3%대 감소세를 나타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3.8% 줄었다. 감소폭이 2008년 12월(-10.5%) 이후 11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코로나19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긴 자동차 생산이 27.8% 급감한 영향이 컸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자동차산업 생산 감소는 기계장비(-5.9%)·전기장비(-9.0%)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이 전월보다 3.1% 늘었으나 광공업생산 위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공업생산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도 전월 대비 4.1% 줄었다.
광공업 출하는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1월(-3.6%)에 이어 두 달째 내리막이다. 특히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23.7%), 기계장비(-5.2%), 고무·플라스틱(-8.7%)을 중심으로 3.3% 감소했다. 다만 반도체 출하는 9.7% 증가했다.
특히 내수 출하 감소율이 6.2%로 컸고, 수출 출하는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내수 출하가 감소하자 제조업 재고는 늘어났다(전월대비 0.2% 증가). 재고율(재고/출하)이 118.0%로 4.1%포인트 상승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월(122.9%) 이후 2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7%로, 전월 대비 4.9%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3월(69.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최저다.
서비스업 생산도 3.5% 위축됐다. 2000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접촉을 꺼리면서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18.1% 줄었고, 운수·창고업도 9.1% 줄었다. 도소매업도 3.6%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항공여객업(-42.2%), 항공운송업(-33.1%), 철도운송업(-34.8%), 여행업(-45.6%), 숙박업(-32.6%), 음식·주점업(-15.9%)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숙박업과 음식·주점업은 2000년 지수 작성 이래 최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도 6.0% 감소했다. 감소폭이 산업생산과 마찬가지로 2011년 2월(-7.0%) 이후 최대다. 의복과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7.7%)가 많이 줄었다. 자동차 등 내구재(-7.5%)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0.6%) 판매까지 모두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신발·가방은 32.6%, 의복은 21.3% 각각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도 3월부터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예고되며 22.4% 줄었다.
소매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 판매가 22.8%, 면세점 판매는 34.3% 각각 급감했다. 이와 달리 온라인쇼핑 증가로 무점포소매 판매가 8.4% 증가했고, 대형마트 판매도 5.1% 늘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집에 머무는 등 실내에서 생활하고 외식을 자제한 결과 음식료품 판매가 5.4% 증가하고 공기청정기 등 가전 판매도 늘었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전월보다 4.8% 줄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15.4% 줄어든 것이 핵심 원인이다.
현재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1월 이후 11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