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8 20:08 (수)
생수 "웃을수도 없고"… 민망한 '코로나 특수'
생수 "웃을수도 없고"… 민망한 '코로나 특수'
  •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20.03.21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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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자주 마시라'는 권유에 '집콕 장기화'로 판매량 20~30% 급증
올 시장규모 1조 웃돌듯… 삼다수, 파업에 생산중단 겹쳐 아성 흔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실물과 금융, 생산과 소비 등 경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빙하기가 엄습하고 있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복합 위기로 기업이나 수많은 경제 주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재미있는 경제 현상 하나가 체크됐다. 다름 아닌 생수(生水) 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 생수 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1조 원대 돌파를 기대할 정도로 호황이라니 지금처럼 엄중한 코로나19 경제 한파 속에서 눈길이 아니 갈 수 없다.

생수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부동의 1위 제주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 50%를 웃돌았던 제주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엔 39.8%로 40%선이 깨졌다. 그에 비해 롯데칠성음료, 농심 등 2, 3위 업체들은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그래픽=이코노텔링 그래픽팀.
생수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부동의 1위 제주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하락해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 50%를 웃돌았던 제주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엔 39.8%로 40%선이 깨졌다. 그에 비해 롯데칠성음료, 농심 등 2, 3위 업체들은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그래픽=이코노텔링 그래픽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생수가 잘 팔리는 이유로 다음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집콕'을 많이 한다. 학생들이 학교 대신 집에 머물고, 직장인들의 재택근무도 늘어났다. 외식이 확 주는 가운데 '집밥' 의존도가 높아졌다. 바이러스 예방 차원에서 “물을 자주 마시라”는 권장 사항도 생수 소비를 부추겼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명 유지 필수품인 생수는 좀 사재기해야겠다는 심리가 늘어났다.

최근 주요 생수업체들의 생수 출고 현황이 이런 추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농심 백산수의 출고량은 2만300톤으로 1월의 1만5600톤보다 30.1%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3월 9일까지 출고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6% 늘어났다. 해태음료의 강원평창수는 2월 출고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증가율은 엄청난 것이다. 민망하지만 가히 ‘코로나19 특수(特需)’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생수 소비 증가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 장기화 조짐, 여름으로의 계절 이동(기온 상승) 등이 겹치면서 생수 수요 증가폭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가 최초로 1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생수 주무 당국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8천259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근래 연간 생수 시장 성장률이 안 그래도 10% 선에 육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조원 돌파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생수업체들 간의 시장 쟁탈전이 더욱 뜨거워지면서 업체 순위에도 지각 변동이 일 전망이다. 그 동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를 차지했던 제주삼다수가 최근 다소 주춤하는 가운데 후순위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시장판도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수 리딩 컴퍼니인 제주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라는 시장 호재에도 불구하고 출고량 변동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초 17일간 총파업이 있었고, 2월에는 설비 점검을 위해 2주가량 생산 중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제주삼다수와 경쟁 관계인 다른 생수 업체들은 일제히 생산량을 늘리면서 삼다수의 점유율을 뺏어 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부동의 1위 제주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 50%를 웃돌았던 제주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엔 39.8%로 40%선이 깨졌다. 그에 비해 롯데칠성음료, 농심 등 2, 3위 업체들은 점유율을 점차 높여왔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2016년 11.4%에서 지난해 13.3%로, 농심은 같은 기간 8.2%에서 8.5%로 각각 점유율이 커졌다.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생수 브랜드는 20개를 족히 넘는다. 제주삼다수(제주도개발공사),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 백산수(농심) 등이 각각 1,2,3위로 이들 3개 업체가 60% 상당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도 스파클생수, 동원샘물, 에비앙, 몽베스트생수, 풀무원샘물, 평창수, 지리산수, 수블리생수, 진로석수, 크리스탈생수, 퓨어라이프생수, 휘오 다이아몬드 생수, 순수생수, 화이트생수, 가야G워터, 남양천연수, 퓨리스생수 등이 시장 쟁탈전에 참여하고 있다.(이상은 시장 순위와 관계 없슴)

옛적부터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져왔다. 이 말 속에는 물은 거래 대상이 아니라 빈부귀천 없이 누구에게나 공히 주어지는 천혜의 자원인데 “물을 팔아먹는 귀신같은 사기꾼, 이 나쁜 놈!”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이젠 물을 팔아먹어도 엄청 팔아먹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우리들 생명과 직결되는 생수 산업은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 교란 속에 더욱 각광을 받는 산업으로 부상했다. 앞으로 “국가나 부족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먹는 물(생수)이 원인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이들마저 있을 정도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면서 생수 수요도 그만큼 촉발돼 국내 생수 업종이 연 매출 1조원 대 클럽에 가입하는 신기원을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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