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정비사업에 대한 유예기간이 4월 28일에서 7월 28일로 3개월 연장된다. 이와 함께 주요 재개발, 재건축 조합의 총회가 5월 말까지 미뤄진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재건축 등 정비조합의 총회 등으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예고하며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해선 이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에는 시행을 6개월 유예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28일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재건축 등 정비조합들은 다음달 28일까지 일반분양분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마치기 위해 사업을 서둘러 왔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정부와 지자체는 조합들의 총회 개최 등을 막아왔다. 수천명씩 모이는 총회 현장에서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조합들로선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총회 등을 열어 절차를 서둘러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일정이 지연되자 정부에 제도 시행 유예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한 검토 끝에 국토부는 조합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국토부는 유예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23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달까지 법령 개정을 마칠 계획이다. 국토부는 제도 시행을 연기하는 대신 서울 등 주요 재건축, 재개발 조합에 대해 총회 등을 5월 이후에 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국토부와 서울시는 총회를 준비 중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서초구 신반포3차 등 10여개 조합에는 조합원 수가 많아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5월 하순까지 일정을 연기시킬 방침이다.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이달 30일 개포중학교 운동장에서 야외 총회를 열 예정이었다.
이들 조합이 총회 등을 강행할 경우 감염병예방법 등 방역 관련 법령에 의해 제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급적 총회 등을 연기토록 하면서 불가피한 모임의 경우 방역 책임자를 지정하고 마스크 착용이나 손세정제 보급 등 방역 대책을 갖춘 조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유예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등 서울지역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둔촌 주공은 지난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일반분양 가격을 정했는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수준에 대한 이견이 있어 협상 중이다.
분양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개포 주공1단지와 아직 분양가 협의 전인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도 예정된 행사는 늦춰지더라도 후속 일정을 진행하는데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은평구 수색 11구역이나 성북구 장위4구역, 양천구 신월4구역 등도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규제완화로 비치면서 집값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실거래가 조사와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 등 시장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