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은 별다른 유훈을 남기지 않았다. 다만 친구인 김용산과 방일영에게, 그리고 친하게 지내온 다른 이들에게도 똑같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제가 죽더라도 우리 종현이저라고 생각하고 살펴 주십시오. 종현이가 우리 선경을 이끌어나갈 것이니까요."
실제로 그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선경은 두 개의 수레바귀가 끌고 나가는 '형제 회사'라고 말했다. 밖의 일은 자신이 맡고 안의 일은 동생이 맡는다는 말을 늘 자랑처럼 했고, 어떤 때는 "이제는 동생에게 맡겼다."라며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최종건은 1973년 11월 15일 향년 48세로 세상을 떠났다. 지칠 줄 모르는 정열과 단호한 결단력, 강인한 추진력과 탁월한 통솔력으로 황폐한 잿더미 위에 창업의 의지를 심고 선경그룹을 일으킨 그의 운명은 수많은 이를 비탄에 잠기게 했다.
그는 자신의 생애를 바쳐 선경을 창업하고 발전시켰다. 그의 삶은 패기와 도전의 여정이었으며, 열정과 신념의 발자취였다. 그는 뜨거운 열정과 부단한 노력, 그리고 웅대한 꿈과 끈질긴 도전으로 한국 경제사에 기적을 만들었으며, 그가 내린 기업의 단단한 뿌리는 동생 최종현에게 승계되어 훗날 초일류 글로벌 기업 SK라는 창대한 결실로 이어졌다. 그는 진정 무에서 유를 창조한 위대한 기업가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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