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인공지능(AI)을 경영 중심축에 두는 체질 전환에 나섰다. 메모리 개발을 담당하는 총괄을 선임하고, 반도체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을 주도할 '디지털 트윈센터'를 신설했다.
앞서 선언한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AI 시대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7일 임원 설명회를 열고 부문별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선 D램, 낸드 등을 아우르는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수장에는 D램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황상준 부사장이 선임됐다.
황 부사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D램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총괄 조직을 맡으면서 D램, 낸드, HBM 등 제품별로 분산돼있던 인력과 기술을 융합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신설된 HBM 개발팀은 1년여 만에 D램 개발실 산하 설계팀으로 재편됐다. 기존 HBM 개발팀 인력은 설계팀에서 HBM4, HBM4E 등 차세대 HBM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이어간다. 기존 HBM 개발팀을 이끌던 손영수 부사장이 설계팀장으로 선임됐다.
DS부문 글로벌 제조 인프라 총괄 산하에 '디지털 트윈센터'가 신설됐다. 미국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는 '반도체 AI 팩토리'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사물·시스템·공정을 디지털 공간에 구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예측·최적화하는 가상 복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5만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업계 최대 수준 '반도체 AI 팩토리'로 AI 기반 제조 혁신을 꾀하고 있다. 또한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활용해 반도체 제조 속도와 수율을 개선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지능형 플랫폼 기반 스마트공장을 세우는 것이 최종 목표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급변하는 AI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센터' 체제에서 더 작은 단위인 '플랫폼' 체제로 재편했다.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영입해 사장 직급으로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에 위촉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은 기존 '경영지원실' 조직 명칭을 '경영지원담당'으로 바꿨다. 경영지원 조직 산하에 AI, 로봇 등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는 기획팀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을 격상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