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15:25 (화)
[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37) 멜라니아가 패션산업 일으킬까
[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37) 멜라니아가 패션산업 일으킬까
  • 송명견(동덕여대 명예교수ㆍ칼럼니스트)
  • mksongmk@naver.com
  • 승인 2025.02.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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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영향으로 소비심리 위축된 세계의류시장선 '작은 가능성' 희망 부풀어
영부인의 취임식장 ' 갑옷 패션 ', 예의 없어 보이는 '원 마일 웨어'종식 촉발 기대

2025년 패션시장은 2024년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며 위기의식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류 소비심리는 계속 위축되고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소비에 민감해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고, 세계 정치 상황도 요동(?)치고 있다. 더구나 한국에선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정치 불안정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삼성물산 패션연구소는 "작은 가능성은 언제나 살아있고, 작은 불씨가 단초가 되어 성장형 비즈니스로 나아가는 희망적 미래를 꿈꾼다"는 뜻을 담아 'SPARKS(불씨)'를 2025년 키워드로 제시했다.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는 소망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2025년 패션산업을 회생시키는 불씨가 되어줄까.

트럼프 대통령(왼쪽) 취임식 날 멜라니아 영부인(오른쪽)은 어두운 색상의 정장에 모자를 눌러 쓴 모습으로 나타났다. 사진=백악관.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의 공약들이 파격적이다. 세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정치적 관점이 아니어도 트럼프의 취임식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누가 초청받아 참석하는지와 함께한 여인들의 의상은 또 다른 볼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에 대한 관심은 더욱 그렇다.

신기하게도 취임식 그날 멜라니아는 쉬이 눈에 띄지 않았다. 화사한 옷을 입고 밝게 웃으며 트럼프 곁을 지키리라 기대와 크게 달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멜라니아의 취임식 의상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았다. TV 화면을 통해 보았듯이 어두운 색상의 정장에 눌러 쓴 모자 때문에 그녀의 밝은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심지어 세계인 앞에 가족의 사랑을 보여줄 남편 트럼프의 키스가 넒은 모자 차양에 막혀 불가능하였다.

모자 아래로는 모직 코트와 실크 스커트, 굽 높은 구두를 짙은 남색으로 통일했다. 크림색 블라우스에 검은 가죽 장갑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는 "멜라니아가 '미국식 패션 갑옷'을 입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며 "마피아 미망인이나 종교집단의 고위 성직자 같은 인상을 풍겼고 '마이 페어 레이디'(오드리 헵번의 영화) 같은 느낌도 있었다"고 전했다. 멜라니아는 2017년 트럼프의 첫 대통령 취임식에선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랄프 로런의 하늘색 슈트를 입었다. 2025년 취임식에서의 의상은 뉴욕의 젊은 디자이너 애덤 립스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유행의 시작에는 패션 아이콘들이 존재한다. 당대의 유명인들, 인기 있는 연예인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나 그들의 가족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번이나 미국 대통령 부인이 된 멜라니아가 이 시점의 패션 아이콘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때문에 패션업계에서는 그녀의 의상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더구나 멜라니아는 키 177cm, 몸무게 48kg의 환상적인 몸매의 소유자이자 전직 모델이다. 일찍이 5살 때 모델 일을 시작했고, 16살에 처음 광고에도 출연했다. 옷으로 자기를 어떻게 표현할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멜라니아가 왜 이렇게 차리고 취임식장에 나타났는지에 대해 여러 추측들이 있지만, 그 답은 오직 그녀만이 알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그녀의 패션이 우아하고 고급스럽고 아름다움에도 그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트럼프 1기 영부인 시기에도 그랬다.

아마도 여론이나 대중을 의식하지 않는 듯도 하다. 어떤 패션 아이콘들은 대중과 소통하며 사랑을 받고 '완판녀'가 되어 패션산업을 일으켜주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영국의 세자빈인 미들턴이다. 그렇다고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한다고 해서 유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국민들의 미움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녀의 패션은 전 유럽을 이끌었다.

멜라니아의 취임식장 패션이 대중에게 호감으로 다가왔든, 그렇지 않든 그녀의 존재감은 대단하였다. 그녀의 패션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음은 분명하다. 특별히 누구의 시선도 개의치 않은 듯한 의연함과 꿋꿋함이 더욱 자극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 올 수 있다.

세계 패션시장은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유행의 흐름이 형식을 가리지 않는 편안함으로 진행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3년 4개월 만인 2023년 5월 5일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유행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행여 멜라니아의 격식을 갖춘 '미국식 패션 갑옷' 또는 마피아 미망인이나 종교집단의 고위 성직자 같은 그녀의 옷이 헐렁하고 편안하고 예의 없어 보이는 (실내와 집 근처 1마일, 1.6km 반경 이내에서 입을 수 있는) '원 마일 웨어'나 '리조트 웨어'의 유행을 종식시키지 않을까?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세계 패션산업을 되살릴 'SPARKS(불씨)'가 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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