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K뷰티)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4조7,400억 원)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무려 20.6% 증가한 102억 달러(약 15조 원)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최대 수출 기록인 2021년 92억 달러(약 13조5,600억 원)보다 10.9%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에만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가 넘는 수출 실적을 올리는 등 기염을 토했다.
K뷰티 수출은 2012년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긴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다 2022년(80억 달러)과 2023년(85억 달러)에는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10억 달러 돌파 12년 만인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같은 기간 수출 규모도 약 10배로 키워놓았다.
지난해 국가별 수출은 중국이 25억 달러(약 3조6,800억 원)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미국 19억 달러(약 2조8,000억 원), 일본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 상위 10개국이 전체 수출의 77%를 차지했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상위 10개국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수출액은 2023년에 비해 무려 57%(6억9,000만 달러)나 늘어나며 수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일본도 29.2%(2억3,000만 달러)나 증가해 일본 화장품 수출이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수출 25억 달러로 1위는 유지했으나 수출 감소 추세 때문에 2021년 53.2%까지 올라갔던 수출 비중이 처음으로 20%대(24.5%)를 기록하며 3년 만에 글로벌 수출 비중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장품 업계가 중국 수출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등지로 수출 다변화를 시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품 유형별 수출액은 기초화장품 76억7,000만 달러(20.0% 증가), 색조화장품 13억5,000만 달러(29.0% 증가), 인체 세정 용품 4억7,000만 달러(30.7%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액수 면에서 기초화장품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수출 증가 폭은 인체 세정 용품이 가장 컸다.
또 지난 5년간 K뷰티 수출은 미국에서는 기초화장품이, 일본에서는 색조화장품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K뷰티 수출이 크게 늘기 시작한 2020년(코로나19 발병)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관세청이 집계한 화장품 세부 항목별 수출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미국 기초화장품 수출액은 2020년 2억3,185만 달러에서 지난해 8억1,508만 달러로 5년 만에 약 3.5배로 덩치가 커졌다.
일본 색조화장품 수출액도 2020년 1억9,687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1,662만 달러로 5년 만에 1.6배 규모로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K뷰티가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샤넬·랑콤과 같은 글로벌 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산을 제치고 각각 수입 실적 1위를 차지한 점도 흥미롭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 수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미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14억517만 달러(2조633억 원)로 그동안 1위였던 프랑스(10억3,215만 달러)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가별 점유율도 한국이 22.2%로 프랑스(16.3%)를 5.9%포인트나 앞섰다.
일본에서도 2022년에 이어 3년째 수입국 1위를 지키고 있는데 지난해(3분기까지) 국별 수입 점유율은 한국 28.8%, 프랑스 25.1%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K뷰티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가 주는 만큼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세가 높은 미국, 일본 시장 공략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 기준 글로벌 화장품 시장 규모는 미국이 964억 달러로 가장 크고 이어 중국 711억 달러, 일본 269억 달러 순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장품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기념해서 오는 2월 정부, 업계, 대한화장품협회 등이 함께 K뷰티 수출에 기여한 주요 업체와 유공자를 기리는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