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지난해(3.6%)보다 둔화됐다. 하지만 이상기후 영향으로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물가는 크게 올랐다. 내년 물가는 최근 급상승한 원/달러 환율이 석유류와 수입 물가,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18(2020년 100 기준)로 지난해보다 2.3%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2.0%)를 웃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2020년 0%대에서 2021년 2.5%, 2022년 5.1%로 올랐다가 지난해(3.6%)까지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작황 부진에 따른 과일 가격 상승과 여름 폭염·폭우 영향으로 올해 농산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높았다. 농산물 물가는 10.4% 올라 2010년(13.5%)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귤 가격이 46.2%, 사과는 30.2% 올랐고, 배 물가 상승률은 71.9%를 기록했다. 배추도 25.0% 올랐다.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보다 9.8% 뛰었다. 이는 2010년(21.3%) 이후 최고치다.
석유류 가격은 1.1% 내려 지난해(-11.1%)보다 하락 폭이 적었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축소됐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됐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서비스(2.2%), 전기·가스·수도(3.5%) 등 물가 오름세가 지난해보다 약해져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됐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대비 1.9% 올랐다. 월별 물가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2∼3월 3%대를 기록한 뒤 4월 2%대에 진입했다. 이후 오름세가 더 약화돼 9월(1.6%)부터 1%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고환율 여파로 12월 물가상승률은 다시 2%대에 근접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환율과 지난해 1월 석유류 가격이 낮았던 것과 비교하는 기저효과, 설 성수품 수요 등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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