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11:45 (화)
[이만훈의 세상만사] ④ 윤석열과 '병정놀이'
[이만훈의 세상만사] ④ 윤석열과 '병정놀이'
  •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 mhlee108@hanmail.net
  • 승인 2024.12.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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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나 하구 와."그랬더니 "계엄을 하구 왔다지 모야"라는 블랙코미디 나와
천하의 명의 편작(扁鵲)이 고치지 못한다는 병으로 '교만'과 '고집'도 손에 꼽아
7일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사진=대통령실.

"'오빠 가서 게임이나 하구 와.' 그랬더니 계엄을 하구 왔다지 모야. ㅉㅉ"

요즘 최고로 회자되는 이른바 '핫짤'이다. 대여섯 시간 만에 초겨울 밤의 꿈으로 끝난 비상계엄사태를 획책한 윤석열대통령을 조롱하는 그로테스크한 비아냥이다. 윤통은 일찌감치 '맹통'으로 불렸다. '맹물대통령'이란 놀림이다. 노태우대통령을 '물태우' 또는 '물통'이라 했던 것과 같은 취지다.

윤통이 맹물인 건 '진국'이 따로 있다는 암시를 깔고 있다. 바로 김건희여사다. 그가 '진통'(* 결과적으로 이 같은 국가적 진통의 원인 책임자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이란다. '진국'은 '진짜'란 의미이니 김여사가 '진짜대통령'이란 얘기다.

이는 그가 공개된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 없으면 아무 것도 못 한다."고 한 거나, 문제의 김영선 공천과 관련, 명태균과의 대통령부부 통화("오빠가 대통령자격이 있어?"…"이러면 됐냐?")를 통해 여실함을 알 수 있다. '맹통'은 '맹한 대통령'과도 통한다. 쑥맥이란 얘기다. 쑥맥은 '숙맥지변(菽麥不辨)'에서 나온 말로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는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X'이다.

한밤에 탱크와 헬기, 무장한 특수부대를 동원해 비상계엄선언이란 어마무시한 일을 저지르고도 국회 다수의석을 무기로 툭하면 탄핵을 일삼고 예산마저 멋대로 칼질을 해대는 야당의 '패악질'에 대해 경고하려한 게 무슨 잘못이냐고 대드는 '멘탈'이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온 국민, 아니 전 세계에 생중계된 그날 밤 장면을 보면 제대로 준비된 게 하나도 없이 그저 대여섯 살 배기들의 병정놀이만도 못한 쇼를 벌였으니…, 자신이 천하제일의 천둥벌거숭이란 걸 만천하에 자랑한 꼴이 아닌가? 도대체 무모하기 짝이 없고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천둥벌거숭이는 철없이 두려운 줄 모르고 함부로 덤벙거리거나 날뛰는 사람이다. 절대로 남의 눈을 의식하거나 창피한 줄도 모른다. 주의력 결핍으로 인한 과잉행동장애(ADHD)가 따로 없다. 충동성에서 더 그렇다.

윤통을 잘 아는 이들은 한 결 같이 그에게 '3통'이 더 있다고 증언한다. '화통', '뻑통', '먹통'-. 천질(天質)이 화가 많아 뻑하면 소리를 질러대고, 그러다보니 위아래를 막론하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이 잘 될 리 없다. 한마디로 먹통이 많다.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화를 덜어내려면 머리 뚜껑까지 찬 불기운을 끌어내려야 하는데 명상 같은 방법이 아니라 툭하면 술로 푸니 자연히 말이 많아지고, 말이 많다보면 실수가 많아져 신뢰를 잃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런 유의 사람은 외로움을 많이 탄다. 영혼도 흔들흔들 갈피를 못 잡을 때가 부지기수라 늘 불안하기 쉽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윤통에겐 영적(靈的) 의지처가 있다. 알려진 대로 김여사는 유달리 영적인 삶(?)에 관심이 많다. 스님, 신부, 목사 등 종교인뿐만 아니라 법사, 술사, 명리학자, 무속인 등과도 널리 관계하고 있다. 여기에도 까닭이 있을 테다. 한 심리전문가는 그의 외모, 특히 얼굴에 주목하라고 귀띔한다. 김여사는 잘 만들어진 미모다. 누구는 마네킹 같다 하고 누구는 소녀들의 로망인 만화여주인공을 닮았다고 한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건 상승을 위한 핸디캡 보정욕구(가수 마이클 잭슨을 보라!)이자 때론 포장된 허영이라는 것인데 이런 영혼들은 콤플렉스 극복을 위해 인간너머의 힘을 세게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사술(邪術)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에겐 외레 비술(秘術)이요 신책(神策)이니까. 김여사는 일찍이 이런 세상을 살아온 까닭에 영적 삶에선 남편 윤통한테는 마스터(Master), 아니면 적어도 사형(師兄)이다. 나름 잘 나가던 검사가 많은 나이 차를 무릅쓰고 쉰이 넘어 김여사와 결혼을 한 것부터 윤통이 자신의 영혼 사이클을 김여사의 영혼에 동조(同調)시킨 증빙이다. 영혼은 육신을 지배한다. 오빠가 나없인 아무 것도 못한다고 김여사의 폭로(?)가 있지 않았나.

이미 전국에 중계되는 TV대선토론에 등장한 윤후보의 손바닥에 쓰인 '王'자에서 그의 생각과 행동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극명하게 드러났음에랴. 아무리 당선을 위해서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선거판이기로소니 이 나라 최고랄 수 있는 서울대 법대에다 검찰총장 출신이 할 짓인가? 산통(産痛)에 '아까징끼' 바르고, 돌림병에 '殺'자 부적을 붙이는 의사와 같지 않나? 무엇에 씌지 않았다면 필시 아주 센 '가스라이팅(gaslighting)'의 결과가 틀림없다.

그렇다면?…! 윤통이 누구 앞에 서면 쪽을 못 쓰고 한없이 작아지는가? 명태균이 윤통부부를 가리켜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라 한 건 기막힌 센스다. '명선생'은 또 윤통내외를 두고 대략 난감하다는 뜻으로 '낭패부부'라고 했는데 이 역시 절묘한 표현이다.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에 따르면 '낭(狼)'은 이리의 한 종류로 늑대보다는 조금 크고 귀가 쫑긋하며, 성질이 사나워 사람과 가축을 해치는 포악한 짐승이다. 꾀는 부족하지만 맹렬하며 이놈이 앞다리는 길고 뒷다리가 짧다. '패(狽)' 역시 이리의 한 종류로 '낭'과는 반대로 꾀는 많지만 겁쟁이로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는 길다. 따라서 두 놈이 늘 함께 도와야만 살아갈 수 있고, 둘 사이가 벌어져 균형을 잃게 되면 당황한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 말이 점차 일이 어렵게 되거나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가게 된 경우를 가리키는 뜻으로까지 확대됐다. 당나라 단성식(段成式)이 지은 『유양잡조(酉陽雜俎)』 「모편(毛篇)」에도 '낭(狼)'이 항상 '패(狽)'에 업혀 다녀서 이 둘이 떨어지면 넘어지게 되므로 둘 중의 하나가 없으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도모할 수 없다고 했다.

영혼이 휘블(feeble)하면 할수록 외롭고, 고독하고, 또 그럴수록 특별한 권능을 바라고, 탐닉하고, 사람을 외면하는 기인이 되기 쉽다. 사람에 대한 의증(疑症)은 심화된다. 검사 윤석열을 대통령까지 만든 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한마디였다. 어리바리하기만 한 문재인 정권에 지친 국민들한테는 그의 기개에 찬 이 한마디가 고구마에 얹힌 것 같은 속을 뻥 뚫어준 더할 나위없는 위청수(胃淸水)였으니까. 그런데 가만히 뜯어보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람을 믿지 않는다."로 치환될 수 있다. 천질인 의증의 표현임을 이제 알겠다. 자기가 그러니 남들도 자기한테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그에겐 속살을 터놓을 사람이 없다. 있어봐야 한 줌 혹은 두 줌? YS시절 누군가 말하길 "대통령 장사(?)를 하려면 최소 2000명은 꿰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윤통은 어떤가. 검찰을 위주로 한 법조 출신 아니면 서울대 법대 출신, 그리고 그가 나온 충암고 인맥 몇이 전부다. 나라의 운명을 바꿀 엄청난 일을 도모하면서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꼴랑 충암고 출신 몇이 오물딱 조물딱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무릇 어느 조직이건 리더는 두 개의 주머니, 즉 지낭(智囊)과 인낭(人囊)이 넉넉해야 하는 법이거늘 윤통에게는 두 주머니가 모두 텅 빈 거나 마찬가지이니 이번의 불장난은 차치하고서도 그동안 이 나라의 수장으로서 뭐 하나 뾰족하게 이루기는커녕 거덜내지 않은 게 기적이라 할 것이다.

'맹통'은 옛 왕조 때라면 '암군(暗君)'이다. 툭하면 백성들을 죽이고 벌주고 괴롭히는 폭군(暴君)은 아닐지라도 맹한 짓으로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고 나라를 말아먹는 건 매한가지다. 암군의 가장 도드라진 특징은 자기가 암군인 줄 모르고 되레 '명군(明君)'이라 여긴다는 점이다. 이 같은 착각은 천질이 맹한 데다 온통 간신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철저히 충신인 체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연기하는 탓에 진위를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맹할수록 더 꾄다. 이런 간신을 향원(鄕愿)이라 하는데 공자님께서도 "향원은 덕의 도둑(鄕愿 德之賊也)"이라고 했다. 즉 덕이 있는 체하지만 실상은 아첨하여 모든 것을 좋다고 넘어가기에 덕을 훔치는 짓이라고 한 것이다. 공자께서 "군자인 듯하지만 군자가 아닌 속물(俗物)을 혐오한다(孔子曰 惡似而非者)"라고 하셨으니, 여기에서 '사이비(似而非)'란 말이 나왔다. 윤통에게 있어서 향원은 바로 '친윤'이란 자들일 테다. 가뜩이나 맹한데 이자들이 부추겨서 더욱 골병을 들여 오늘 이 지경까지 이르고만 것이다. 죽은 자도 되살렸다는 편작(扁鵲)이 어떤 명의도 고칠 수 없다며 꼽은 '여섯 가지 불치병(六不治)' 중 첫째가 교만, 방자해내 병은 내가 안다고 주장하는 환자의 병(驕恣不論於理, 一不治也)인데 바로 윤통의 고질병인 먹통증세가 그 맞춤이다. 아무리 올바른 진언도 의심해 받지 않고 간신들의 꼬드김에만 솔깃해 어깃장으로 일관해온 똥고집이 아니던가.

거기에다 여섯째 불치인 '무당의 말만 믿고 의사를 믿지 못하는(信巫不信醫, 六不治也)' 증세까지 극심함에랴! <이 글은 본지의 시각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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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이만훈 편집위원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항공사에 다니다 1982년 중앙일보에 신문기자로 입사했다. 주로 사회부,문화부에서 일했다. 법조기자로 5공 초 권력형 비리사건인 이철희ㆍ장영자 사건을 비롯,■영동개발진흥사건■명성사건■정래혁 부정축재사건 등 대형사건을, 사건기자로 ■대도 조세형 사건■'무전유죄 유전무죄'로 유명한 탄주범 지강현사건■중공민항기사건 등을, 문화부에서는 주요무형문화재기능보유자들을 시리즈로 소개했고 중앙청철거기사와 팔만대장경기사가 영어,불어,스페인어,일어,중국어 등 30개 언어로 번역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1980년대 초반엔 초짜기자임에도 중앙일보의 간판 기획 '성씨의 고향'의 일원으로 참여하고,1990년대 초에는 국내 최초로 '토종을 살리자'라는 제목으로 종자전쟁에 대비를 촉구하는 기사를 1년간 연재함으로써 우리나라에 '토종붐'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밖에 대한상의를 비롯 다수의 기업의 초청으로 글쓰기 강의를 했으며 2014인천아시안게임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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