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수입된 대우차의 레코드 로열에 판매량 뒤지자 정 회장의 분노폭발
레코드가 사이즈 더 커 잘 팔린다는 말 들은후"스텔라 폭 늘리고,전장도 늘려"

포니Pony를 빼놓고 현대자동차를 얘기할 수 없다.
포니는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생산 모델로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모델이기도 하다. 1975년에 첫 대량생산에 돌입해 15년간 사랑받다가 90년에 단종됐다.
현대자동차에 '포니 헤리티지 팀'이 있을 정도다. 자동차 박물관을 만들고, 포니 복원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포니 전기차도 만들 계획이다.
그런데 정주영 회장이 진짜 공을 들인 차는 포니보다 스텔라( Stellar)였다. 포니는 소형차(1,238cc와 1,439cc)였고, 정 회장은 당시 포드에서 수입한 그라나다(1,500cc)를 탈 때였다.
대형차가 필요해서 개발한 차가 바로 스텔라였다. 83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스텔라야말로 현대자동차가 직접 설계하고 플랫폼을 만든 후륜구동 승용차였다. 휘발유 차량은 1,400cc에서 1,800cc까지였고, LPG는 2,000cc짜리도 있었다. 88년 서울올림픽 공식 승용차로 선정돼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중형차인 스텔라가 등장하자 인기 폭발이었다. 정 회장은 스텔라에 대해 애착과 자부심이 있었다. 관심도 많아서 생산 초기였던 83년과 84년에는 정 회장이 직접 울산공장 회의실에 자주 내려왔다.

하지만, 스텔라의 판매 순위가 1위가 아니었다. 당시 대우자동차가 독일에서 수입한 레코드 로열(2,000cc)에 밀렸다.
정 회장의 분노가 폭발했다.
"스텔라가 왜 레코드보다 안 팔려? 판매 담당 일어나 봐. 자네 전공 뭐야? 대학 어디 나왔어?"
"한양대 화공과 나왔습니다."
"화공 전공한 사람이 자동차 판매할 수 있어? 머리가 못 따라가니까 머리카락이 허옇게 되지."
현장에서 대놓고 깨는 게 정 회장의 특기였다. 백발이던 판매 담당 이사는 다음 날 머리카락을 까맣게 염색하고 출근했다고 한다.
"스텔라가 레코드보다 사이즈가 작습니다. 큰 차를 타려는 사람 중에는 아무래도 중형차보다는 대형차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한마디가 정주영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래? 레코드가 사이즈가 더 커서 잘 팔린다고? 그럼 우리도 사이즈 키우면 되잖아. 스텔라 폭도 늘리고, 전장도 늘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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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