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상반기 내수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조세인 수출과 달리 내수가 부진해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통계청의 서비스업 동향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9일 내놓은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생산하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것이다. 이 중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값으로 경제주체들의 실질적인 재화 소비 수준을 보여준다. 지수 증가율이 마이너스(-)면 실질 소비의 양이 그전보다 감소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불변지수 기준 소매판매액지수는 '카드 대란'으로 내수가 크게 꺾인 2003년(-2.4%) 이후 가장 낮았다.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상반기 기준 2021년 5.5%에서 2022년 1.2%로 내려간 데 이어 2023년 -0.8%, 올해 -2.4%로 3년 연속 하락했다.
경총은 "최근 수년간 누적된 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쳐 2020년부터 국내 실질 소비가 계속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세를 반영한 경상 지수 기준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 상승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2021년 8.1%, 2022년 7.1%로 7∼8%대를 유지하다가 물가 상승이 누적되며 지난해 2.2%로 위축된 데 이어 올해 더 축소됐다.
품목별로 소매판매액지수(경상) 증가율 편차가 컸다. 난방기기, 전동 공구 등 기타 내구재(10.3%), 가구(8.7%), 의약품(5.1%), 음식료품(2.2%) 등은 작년 상반기 대비 증가한 반면 승용차(-8.1%), 오락·취미·경기 용품(-5.3%), 침구류, 주방용품 등 기타 준내구재(-3.6%) 등은 감소했다.
업태별로는 면세점의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이 13.6%로 가장 높았다. 인터넷쇼핑 등 무점포 소매(7.7%)와 대형마트(5.2%)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증가한 반면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2%), 전문소매점(-3.1%), 슈퍼마켓 및 잡화점(-1.9%)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