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이상'의 대형은 없어 금액은 487조원으로 줄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기업의 인수·합병(M&A) 건수가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사업재편이 활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일 발표한 '2018년 기업결합의 주요 특징 및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에 신고된 기업결합 건수는 전년보다 34건 늘어난 702건으로 2007년(857건)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러나 기업결합 금액은 486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2조8천억원 줄었다.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기업결합 신고회사 3천억원 이상, 상대회사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에 신고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글로벌 무역분쟁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사업재편 목적 M&A가 늘었지만, 대형 기업결합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체 결합 중 국내 기업이 국내·외국 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570건으로 전년보다 56건 증가했다. 금액은 43조6천억원으로 10조2천억원 줄었다. 2017년에는 삼성전자-하만(9조3천억원),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19조3천억원) 등 대규모 결합이 있었지만, 작년에는 5조원 이상 결합이 없었다.
이 가운데 사업구조 재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99건으로 전년보다 44건 증가했다. 금액은 24조원으로 5조9천억원 줄었다.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의미하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건수는 371건으로 역시 12건 증가했지만, 금액은 19조6천억원으로 4조3천억원 감소했다.
국내 대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서 이뤄진 결합은 208건으로 73건 늘어났다. 금액도 22조5천억원으로 3조6천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11건으로 43건 감소했고, 금액은 18조7천억원으로 11조4천억원 증가했다.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97건으로 30건 늘었지만 금액은 7조8천억원 줄어든 3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구조조정 등 사업재편을 활발히 추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외국 기업이 국내나 외국 기업을 인수해 공정위에 신고한 건수는 132건으로 전년보다 22건 줄었다. 금액도 12조6천억원 감소한 443조원이다.
외국 기업이 결합 신고 기준에 해당하면서 국내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M&A를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37건, 금액은 5조원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4건, 4조6천억원 줄었다.
국내 기업을 결합한 외국 기업의 국적을 보면 유럽연합(EU) 9건, 중국 6건, 일본 5건, 미국 4건 순이었다. 싱웨이코리아-금호타이어(타이어·6천억원), 로레알-난다(화장품·5천억원) 등의 사례를 보면 기술력 확보와 국내시장 진출이 주요 목적이었던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