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NG선 69척 중 두 회사가 47척 수주해 경쟁력 배가될듯
현대중공업그룹이 누구도 쫓아오질 못할 정도의 ‘글로벌 1위’의 세계적 공룡 조선업체로 거듭난다. 31일 산업은행과의 기본합의서 체결에 이어 3월 중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확정지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등 4개의 굵직한 조선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게 된다. 대우조선 인수까지는 노조의 반발 등을 예상할 수 있으나 현대중공업 측이 ‘고용안정’을 분명하게 내세우고 있어 큰 변수는 없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금도 조선 수주량 기준으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천114만5천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잔량을 보유했다. 점유율 14%에 달한다.
2위는 584만4천CGT(7.3%)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으로, 두 회사가 뭉치면 총 수주잔량은 1천698만9천CGT, 점유율은 21.2%까지 각각 늘어난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수주잔량 525만3천CGT(6.6%)의 3배가 넘는 규모다. 5위인 삼성중공업[010140](4천723CGT)과 비교하면 4배에 달한다.
도크(선박을 건조하는 대형 수조) 수만 놓고 봐도 현대중공업(11개)과 대우조선(5개)이 합쳐지면 총 16개가 돼 ‘규모의 경쟁상대’가 없다. 두 회사의 합병은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조선이 선점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선종 수주전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수 있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이 7년 만에 중국을 저 만치 제치고 국가별 연간 수주실적 1위에 올라선 것도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앞선 결과였다.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일감을 압도적으로 수주했다.
클락슨 집계를 보면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총 69척 가운데 국내 대형 3사가 수주한 실적은 65척(94.0%)에 이른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9척, 대우조선해양이 18척, 삼성중공업이 18척을 각각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열린 2018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기술 공유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면 결국 원가절감이 가능해지고 이것이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이번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조선업 경쟁력을 되찾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2008년 한화에 밀려 인수가 불발된 뒤, 두 번째 시도되는 대우조선의 인수는 그래서 현대중공업으로선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