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조업 생산이 반도체 불황 후폭풍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도 고물가 여파로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설비투자도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산업생산 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0.9로 2022년보다 0.7% 증가하며 3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산업생산 증가는 서비스업이 이끌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2.9% 증가했다.
그러나 광공업 생산은 3.8%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불황 후폭풍으로 제조업 생산이 3.9%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5%)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 기록이다. 반도체 생산은 5.3% 줄며 2001년(-15.3%)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소매 판매도 전년보다 1.4% 줄어들며 2003년(-3.2%) 이후 20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0.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 행진이다. 승용차 등 고가 내구재(0.2%)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1.8%), 준내구재(-2.6%)는 줄어 소비도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등에서 줄며 5.5% 감소했다.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건설기성은 건축·토목 등 공사실적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19.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광공업·서비스업에서 모두 증가해 전달 대비 0.3% 늘었다. 11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광공업은 0.6% 증가했다. 반도체(8.5%)·자동차(4.7%) 생산 증가로 제조업 생산이 0.6% 늘어난 영향이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07.7%로 전달보다 8.6%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소매 판매는 내구재·준내구재에서 모두 줄며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11월 반짝 증가(0.9%)했다가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3.2%)가 줄어든 가운데 기계류(8.9%)가 늘면서 전체적으로 5.5% 늘었다.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2.7% 줄었으나 건설수주는 1년 전보다 34.9%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경기 예측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