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벌어들인 소득에서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소득의 절반 이상인 가구와 30% 미만인 가구가 모두 늘어나는 등 가구당 저축 여력의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4일 내놓은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 소득은 511만원으로 2022년(489만원)보다 22만원 늘었다.
가구 소득에서 고정·변동 지출과 보험료, 대출 상환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 여력이 높은 소비자는 28.1%로 2022년(25.1%)보다 3.0%포인트 늘었다.
저축 여력이 낮은(0%∼30% 미만) 소비자도 같은 기간 32.3%에서 34.9%로 2.6%p 늘어났다. 반면 저축 여력이 중간 수준인(30∼50%) 소비자 비중은 29.9%에서 24.4%로 5.5%p 축소됐다. 그만큼 가계 재정이 양극화했음을 보여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7월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연구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들의 월 소비·지출액은 지난해 평균 243만원으로 2022년(241만원)보다 2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출이 늘었다고 응답한 항목은 식비, 공과금, 경조사 등이었다. 의류·잡화 구입, 국내 여행, 명품 구입 비용 등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지난해 대출 보유율(49.2%)은 2022년(50.4%)과 별 차이가 없는 가운데 평균 대출 잔액(4287만원→4617만원)은 늘었다. 대출 보유자 중 최근 1년 내 대출을 중도 상환한 비율은 61.1%(전액 중도 상환 20.6%, 일부 중도 상환 40.5%)였다.
연구소는 "2∼3년 전만 해도 '빚투' '영끌'처럼 대출 레버리징을 통한 자산 증식이 성행했는데 올해는 투자보다 대출 상환을 먼저 고려하는 디레버리징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