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카카오가 최고경영진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에 나섰다. 카카오는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신아 내정자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홍은택 현 카카오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까지 근무한다.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취임하면 카카오의 첫 여성 대표가 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부터 최수연 대표가 이끌고 있어 국내 양대 포털 모두 4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수장을 맡게 된다.
카카오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48세인 정신아 내정자는 연세대와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미국 미시건대 로스 경영대학원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AI)·로봇 등 선행 기술과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해왔다. 또한 10여년 간 벤처캐피탈(VC)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 유니콘까지 각 성장 단계에 대한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고, 커머스·광고 등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에 대해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내정자는 올해 3월 카카오 기타 비상무이사로 합류해 카카오의 사업·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지난 9월부터는 역할을 확대해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다. 현재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쇄신의 방향성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정신아 내정자는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카카오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정 내정자가)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또한 함께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