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익 축소,인허가 관련 로비 봉쇄,공사 기간 단축 등 해법 내놨고 임원들의 결론도 '가능'

정 회장의 반값 아파트 비결은 첫째 토지 개발 이익 축소, 둘째 인허가 관련 로비 봉쇄, 셋째 원가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이었다.
건설사로 잔뼈가 굵은 정 회장이었다. 아파트를 지을 때 어디서 비용이 많이 들고, 어디서 쓸데없이 새어 나가는지 손바닥 보듯 알고 있었다.정 회장은 건설사들의 토지개발 이익이 과다하다고 봤다. 여기에서 전체 공급가의 30%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건설사의 적정 이익이 남는다고 계산했다.

정 회장은 인허가 관련 로비 비용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건설 관련 부처와 지자체에 돈을 주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았다. 이 비용이 전체 공급가의 15% 정도를 차지한다는 게 정 회장의 계산이었다. 대통령이 된다면 과감하게 이 부분에 손을 대서 인허가 로비를 없애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부분은 건설사의 이익과 상관없으니 로비 비용이 없어지면 건설사로서도 좋은 일이었다. 인허가가 빨리 이뤄지면 공사 기간도 자연히 짧아진다.
'공사 기간 단축'은 정 회장이 평소에 강조하던 비용 절감 방식이다. 공기 단축과 원가절감을 통해 전체 분양가의 1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이렇게만 된다면 공급가를 절반 정도로 낮출 수 있다.
매우 투박한 계산이다. 그래서 이른바 건설 전문가들이 '정주영식 계산법'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주영은 직접 몸으로 부닥쳐서 해결해온 건설 전문가다. 책상머리 전문가와는 다르다. 성글긴 해도 전혀 엉뚱한 계산은 아니다. 정 회장의 지시를 받은 현대건설 임원들이 항목별로 꼼꼼하게 따져본 결과, 결론은 '반값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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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