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탄생과 성장에 '손복남 전 고문'의 역할도 추억
이재현(63) CJ그룹 회장이 창립 70주년(11월 5일)을 맞아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며 임직원들에게 '온리원(ONLYONE) 정신'을 당부하고 나서 주목된다.
'온리원 정신'은 모든 면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할 것을 강조하는 CJ그룹의 기업경영 철학을 의미한다.
6일 CJ그룹은 작년 11월 5일 69주년 창립기념일에 타계한 이 회장의 어머니 고(故) 손복남(향년 89세) CJ그룹 고문 1주기 추모식을 지난 3일(금) 오전 가졌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이재현 회장 주재로 CJ인재원에서 '온리원(ONLYONE) 재건 전략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회장은 회의를 주재하며 경영진에게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사실상 공개리에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전략회의에는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이사와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및 경영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엄중한 경영 상황을 고려해 CJ그룹 성장에 평생을 기여한 손복남 고문과 이병철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되새기며 내실을 다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CJ 매출(연결 기준)은 전년 대비 18.6% 늘어난 40조9,248억 원을 기록한 데 비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9% 감소한 6,868억 원에 머문 바 있다.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에 그친 20조677억 원을 나타냈고, 반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90.8%나 감소한 465억 원으로 크게 후퇴해 주목받았다.
3일 오전 CJ인재원에서 진행된 손복남 고문 추모식에는 손 고문의 자녀 삼남매인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CJ ENM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장손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손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손 고문의 동생인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일가 친·인척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했다.
장남인 이재현 회장은 평소 "어머님은 선주(船主), 나는 선장(船長)"이라는 말을 해왔다고 한다. CJ그룹의 탄생과 성장에 자신의 어머니 손 고문의 역할이 컸다는 의미다.
이날 CJ그룹은 이 회장이 고인과 어린 시절을 보낸 집터(서울시 중구 필동로 26)에 세워진 CJ인재원의 메인 교육홀을 '손복남홀'로 헌정키로 했다. '겸허'(謙虛) 등 고인이 생전에 강조한 기업가 정신을 전파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CJ그룹은 2003년 손 고문이 인재양성을 위해 그룹에 내놓은 이 공간에 국내 처음으로 도심형 연수원인 CJ인재원을 개원해 그룹의 미래 주역을 양성하고 있다.
70년 전 1953년 11월 5일은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로 이후 CJ그룹 모태가 된 제일제당이 부산공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설탕을 만들기 시작한 날이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당시 부산공장에서 흰 설탕 6,300㎏을 처음 생산한 뒤 직원들에게 "바로 오늘이 우리 제일제당의 창립기념일"이라고 했다는 것.
CJ그룹은 1996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제일제당을 주축으로 해서 출범했다. 출범 초기 '제일제당그룹'이란 명칭을 써 오다 출범 7년만인 2002년 'CJ그룹'으로 개칭해 오늘에 이른다.
이처럼 CJ그룹이 삼성에서 계열 분리된 지는 28년째지만 70년 전 1953년 8월 1일 설립된 제일제당이 국내 최초로 설탕을 생산했던 1953년 11월 5일을 그룹 창립일로 삼아 왔다는 얘기다.
CJ그룹 이재현(63) 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다. 선친은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고 이맹희 회장이다.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3남이며, 이재용(55)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다. 이재현 회장은 이재용 회장의 사촌 형이다.
올해 4월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CJ그룹은 작년과 같은 재계 순위 13위로 76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