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일각"충당금 적립액 늘렸지만 손실흡수 역부족"
고금리 추세 속 중·저 신용대출을 늘린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케이뱅크는 중·저 신용대출 연체율이 사상 처음 4%를 넘어섰다.
인터넷은행 3사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의 평균 연체율은 1.20%였다. 이는 3사 신용대출 연체액을 신용대출 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2021년 0.3% 수준에서 지난해부터 점차 올라 지난해 6월말 0.42%, 12월말 0.77%, 올해 6월말 1.04%, 8월말 1.20%까지 상승했다. 인터넷은행 3사 출범 이후 가장 높다. 최근 1년 사이 2배 넘게 올랐다.
국내은행의 6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제외 가계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0.62%)의 두 배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토스뱅크가 1.58%로 가장 높다. 이어 케이뱅크 1.57%, 카카오뱅크 0.77% 순서다.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 신용대출만 떼어 보면 연체율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8월말 기준 3사의 중·저 신용대출 연체율은 2.79%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0.8%대를 유지했던 것이 지난해부터 올라 올해 6월 말 기준 2.46%를 기록했다.
1년 전(0.84%)과 비교하면 2.9배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가 4.1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토스뱅크 3.40%, 카카오뱅크 1.68% 순서다.
인터넷은행은 '중·저 신용대출 공급'이라는 인가 취지에 따라 중·저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을 요구받는다. 인터넷은행의 8월 말 기준 중·저 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카카오뱅크 28.4%, 케이뱅크 25.4%, 토스뱅크 35.6%다. 3사 모두 연말 목표치(30%, 32%, 44%)에 미달해 하반기 중·저 신용대출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
중·저 신용대출 비중을 높여야 하는 인터넷은행들로선 고금리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다. 연체율이 오르자 인터넷은행들은 중·저 신용대출 공급을 줄이고,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8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928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97.6% 늘었다. 대손충당금 잔액도 지난해 상반기 381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432억원으로 증가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충당금 적립액을 늘렸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가 일각에선 3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진점에 유의하고 있다.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 여신으로 나눈 비율로 위기 시 손실흡수 능력을 보여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6월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82.4%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낮다. 지난해 6월 말(221.4%)보다 37%p 떨어졌다. 카카오뱅크(276.4%→229.3%)와 토스뱅크(1263.7%→227.6%)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