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정부가 중소기업인·소상공인·기업 임직원·주요 기업인 등을 앞세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내용을 발표하자 경제계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15일 자로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경제인, 기업 임직원, 특별배려 수형자, 정치인 등 총 2,176명에 대한 특별사면·복권·감형을 의결했다.
이번 특별사면은 윤석열 정부 들어 세 번째이며, 윤 정부 광복절 특사로는 두 번째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기업인 및 임직원들을 사면 대상에 적극 포함시켜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정치인과 전직 고위공직자 등도 사면해 정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요 경제인 12명과 주요 기업 임직원 19명, 정치인·고위공직자 7명 등이 사면·복권돼 경영이나 정치 일선 복귀의 길이 트이게 됐다.
특별사면·복권 대상 경제인 명단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대표(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8년 13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롯데그룹 경영 비리 사건에 연루돼 2019년 10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 대상자가 됐다.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8월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던 이중근 전 부영그룹 창업주, 횡령·배임 및 법인세 포탈 혐의로 2019년 징역 3년을 확정받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 5명은 복권 조치된다.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과 함께 업무방해·노동조합법 위반 등의 사건에 연루된 주요 기업 임직원 19명도 사면·복권된다.
이날 경제인 다수가 포함된 특별사면 발표가 나오자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일제히 '8·15 광복절 경제인 특별사면 환영' 메시지를 내놓았다.
대한상의는 "이번 사면·복권 조치는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미래에 대비해 기업인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경제계는 국가 경제 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대통령께서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경제인들에게 경영현장 복귀 기회를 준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경제인에게 주어진 사업보국의 소명을 되새기고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경제계는 저성장 기로에 놓인 한국 경제의 활로를 개척하고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정신으로 신성장동력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총은 "경영계는 글로벌경제 복합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으로 야기된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을 경영 일선에 복귀시켜 국민경제 발전에 헌신할 기회를 준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투자 활성화 및 준법경영, 양질의 일자리 창출, 2023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업계는 정부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경제인들이 대거 포함된 것을 환영한다"며 "기업인들의 역량을 집결하여 우리 수출 회복이 가속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치인과 고위공직 중에서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임성훈 전 나주시장, 정용선 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 등이 사면·복권된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구청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실형 선고를 받았던 인물들은 모두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꾸준히 사면 후보로 거론됐던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은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들 경제인, 정치인, 고위공직자 외에도 건설업, 자가용 화물차·여객운송업, 공인중개업,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등 행정제재 대상자 81만1978명에 대한 특별감면도 단행했다. 모범수 821명은 가석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