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12년 만에 다시 진출한 일본에서 무공해 차량(ZEV) 시대에 맞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일본 현지 콘텐츠 기업과 손잡았다.
과거처럼 '자동차 판매'에 치중하지 않고 모빌리티 철학에 콘텐츠를 융합해 일본 소비자에 스며들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현대차는 일본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기업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과 ZEV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선도·공동 서비스 발굴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CCC는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서점'으로 유명한 '츠타야' 등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일본은 물론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콘텐츠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다.
CCC는 '문화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경영철학 아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하고,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고 현대차가 소개했다.
현대차와 CCC는 3대 주요 협업 분야로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와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글로벌 체험 플랫폼 구축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3일부터 CCC가 운영하는 도쿄 다이칸야마 상업시설 티사이트(T-SITE)에서 현대차의 차량 공유 서비스 '모션'(MOCEAN)을 운영한다. 츠타야 서점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 제안형 상업시설인 이곳에서 현대차의 충전 설비 및 아이오닉5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ZEV 시대에 맞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협업도 진행한다. 현대차가 보유한 차량 데이터와 CCC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하고, 나아가 ZEV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데이터 기반 신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현대차는 CCC와 함께 전 세계 고객들이 보다 풍부한 전기차(EV) 경험을 할 수 있는 'EV 체험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와 CCC의 기업 철학에 내포된 '사람 중심'이라는 공동 비전에 양사가 공감하면서 성사됐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협약식에 참석한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고객 취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기획하는 CCC와 함께 현대차가 추구하는 ZEV 문화를 확산해 차별화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CCC 다카하시 야스노리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대차의 철학에 공감하고, 고객의 웰빙 라이프를 위한 새로운 ZEV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동시에 지구적 차원의 제로 에미션(유해가스 무배출)을 위한 사회적 실천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던 현대차는 2009년 말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지난해 2월 ZEV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 재진출 계획을 발표한 뒤 같은 해 5월부터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일본 재진출 이후 아이오닉5와 넥쏘 체험 공간을 도쿄 중심가 하라주쿠에서 운영하고, MK택시 교토 본사에 아이오닉5 50대를 공급했다. 아울러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 점검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3년 차 점검 때 배터리 냉각수를 무상 교체해주는 일본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 가을에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SUV) 코나 일렉트릭을, 내년 초에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