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평가대상 64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경제성과 순위가 올랐지만 정부 효율성이 하락하면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낮아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D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IMD는 세계경제포럼(WEF)과 더불어 국가경쟁력 순위를 내놓는 국제 평가기관이다. 한국의 IMD 국가경쟁력 순위는 2018년 27위, 2019년 28위, 2020년 23위, 2021년 23위, 2022년 27위였다.
1989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는 경제 성과·정부 효율성·기업 효율성·인프라 등 4개 분야의 20개 부문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조사 대상 국가 수는 매년 바뀐다.
아시아·태평양 14개 국가 중 한국의 순위는 7위로 지난해(6위)보다 1단계 하락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 순위가 4위로 가장 높았다. 대만이 6위, 홍콩 7위, 중국 21위, 일본은 35위였다. 지난해 32위로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던 말레이시아는 올해 27위로 5계단 상승하면서 한국을 앞질렀다.
IMD 국가경쟁력 평가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덴마크가 차지했다. 2위는 지난해 11위에서 9계단 상승한 아일랜드에 돌아갔다. 지난해 대비 순위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나라는 인도네시아(44위→34위)였다. 가장 크게 떨어진 나라는 라트비아(35위→51위)였다.
한국은 '30-50 클럽'(1인당 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7개국 중에선 미국(9위)과 독일(22위)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분야별로 보면 한국의 경제 성과 순위는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4위로 8계단 상승했다. 고용(6위→4위)과 물가(49위→41위), 국내 경제(12위→11위) 등 세부 평가항목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상승한 결과다. 고용시장 호조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물가상승률 등 지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 효율성은 지난해 36위에서 올해 38위로 하락했다. 재정(32위→40위)과 기업 여건(48위→53위), 제도 여건(31위→33위) 등 대부분 세부 항목이 전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재정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와 일반정부 부채 실질 증가율 등 주요 지표의 순위가 모두 뒷걸음쳤다. 지난해 늘어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효율성과 인프라는 각각 33위, 16위로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다. 기업 효율성 세부 항목 중에서는 노동시장(42위→39위)과 경영 관행(38위→35위) 등의 순위가 상승한 반면 생산성(36위→41위), 금융(23위→36위) 등의 순위는 하락했다.
인프라에서는 과학 인프라(3위→2위), 교육(29위→26위)의 세부 항목 순위가 오른 반면 인구 요인 등이 반영되는 기본 인프라(16위→23위) 순위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