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연준이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하며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5.00~5.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리 동결은 시장이 예상한 대로 이지만, 연준이 내놓은 향후 금리 정책 전망은 시장 전망과 완전히 달랐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면서 "거의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내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며 "연내 금리인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시장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연준은 40년 내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4차례 연속 파격적인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런데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2개월 만에 최소 폭(4.0%)으로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고용시장의 과열 분위기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넘어서는 데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높다는 점에서 7월 FOMC에서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18명 중 2명을 제외한 16명이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12명은 최소한 2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문제는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간 금리 차이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기존 1.75% 포인트로 유지됐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격차는 2%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외국인자금 이탈,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