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들이 최근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에 따른 폭락으로 추정되는 종목들과 주가가 급등한 2차전지 관련 종목들에 대해 '빚투'(빚 내서 투자) 조절에 나섰다. 해당 종목을 신용대출 종목군에서 제외하거나 증거금률을 높인 것이다.
삼성증권은 26일부터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과 그 지주사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 7개 종목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에 포함하고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했다. 대상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와 엘앤에프,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나노신소재, 알엔투테크놀로지 등이다.
24일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하며 증시에 충격을 안긴 8개 종목도 25일부터 대다수 증권사의 '빚투' 불가 종목으로 분류됐다. 키움증권은 선광, 하림지주, 세방,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을 신용융자와 담보대출 가능 종목에서 제외했다. 위탁증거금도 100% 징수로 상향했다.
이들 8개 종목은 24일 오전 갑작스럽게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종목들이다. 매도 창구 상위에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이 자리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키움증권 은 "주가가 급락해 미결제 위험이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25일부터 이들 8개 종목과 2차전지 관련주 금양에 대해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대출 종목군에서 제외했다. 이들 종목의 증거금률이 기존 30∼40%에서 100%로 조정되면서 차입을 통한 종목 매수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KB증권은 이와 별개로 26일부터 주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증권 담보 대출을 중단하고, 신용융자 매매 한도를 5억원으로 축소했다. NH투자증권도 26일부터 선광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종목과 2차전지 테마주 애경케미칼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증거금률도 100%로 올렸다.
증권업계에선 24일 주가 폭락 사태의 원인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CFD 거래 과정에서 반대매매가 대량으로 일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다올투자증권, 서울가스, 선광에 소수 계좌의 거래가 집중됐다는 이유 등으로 이들 종목을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