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中庸) 에도 옛날 방식만 고집하면 재앙이 닥칠거라고 경고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용어의 주인공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1473년 폴란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대개는 코페르니쿠스를 저명한 천문학자였을 거로 생각하지만, 당대 스콜라학의 학문적 전통을 따르지 않는 독립연구가였고, 당시의 세계관에 반하는 이단적인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도 별로 없었습니다.
500년 전만 하더라도 지동설은 종교재판에서 화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위험한 발상이었지요.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도 그가 죽기 직전인 1543년에야 나옵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요? 아닙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였습니다.
약100년 뒷 사람인 갈릴레오 갈리레이(1564~1642) 역시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무기 가택연금형을 받고, 저서 <두 가지 우주체계에 대한 대화>가 금서로 지정된 걸 보더라도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작 뉴턴(1643-1727) 등 후배들의 연구가 뒤를 이었고, 결국, 지구인들의 인식체계가 바뀐 거지요.
그런데,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의 원조였을까요? 아닙니다. 이전부터 천동설에 의문을 가졌던 사람들이 많았었고, 특히 천문학, 수학, 항해술 등이 더 우수했던 이슬람 문명은 다른 지식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대전환이 일어나는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과학과 디지털, ICT 기술의 발달로 이전에는 몰랐던 메타버스라는 신대륙으로 항해해가고 있고, 산업문명이 저물고 스마트문명으로 이동하고 있는 거지요. <중용(中庸)>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愚而好自用, 賤而好自專, 生乎今之世反古之道, 如此者, 災及其身者也
(어리석으면서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 비루하면서 제멋대로 하는 사람, 세상 바뀐 줄 모르고 옛날 방식만 고집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그 몸에 재앙이 미칠 것이다)
세상 바뀐 줄 모르고 기존의 지식체계와 방식에 함몰되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전통, 주류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건 아닐까요? 가끔은 발칙하고도 위험한 발상을 하는 21세기 코페르니쿠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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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