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우려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14일 한국 증시에서 8800억원대의 매물을 쏟아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했다. SVB 파산 후폭풍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중견은행의 연쇄 도산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확산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자금 회수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63포인트(2.56%) 급락한 2348.97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24포인트(0.84%) 내린 2390.36으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급속히 낙폭을 키우면서 2340선으로 추락했다.
코스닥지수는 하락 폭이 더컸다. 전 거래일보다 30.84포인트(3.91%) 폭락한 758.05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39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461억원 등 총 8857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급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은 미국의 중견은행들이 추가로 도산하며 자금시장이 경색될 것을 우려한 월가의 해외투자 자금 회수 움직임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새벽 마감된 미국 뉴욕증시에서 추산 도산 대상으로 지목된 지역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61%, 팩웨스트뱅코프 주가는 45% 폭락했다.
S&P500지수 내 대형 금융주도 동반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7.45%, 웰스파고는 7.13% 급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5.81%) 뉴욕 멜론 은행(-6.74%)도 하락 폭이 컸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3원 오른 1311.1원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은 3.7원 내린 1298.1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외국인의 대량 주식매도 소식에 장 마감 상승 폭을 키워 1310원대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