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빚이 865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금리상승 영향으로 전체 빚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전체 가구 수도 늘어나 가구당 빚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7일 집계한 2022년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원으로 2021년 말(1863조원) 대비 0.2%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하기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이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추계에 따르면 2022년 전체 가구는 2158만가구였다. 가계신용을 가구 수로 나눈 가구당 부채는 8652만원으로 2021년 말(8755만원) 대비 1.17% 감소했다. 연말 기준 가구당 부채가 감소한 것은 2002년 3076만원에서 2003년 3059만원으로 0.56%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가구당 부채는 2002년 3076만원에서 2007년(4008만원) 4000만원을, 2011년(5124만원) 5000만원선을 돌파했다. 2015년(6328만원) 6000만원선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 6963만원, 2017년 7412만원, 2018년 7731만원, 2019년 7916만원, 2020년 8343만원, 2021년 8755만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 말 기준 가구당 빚이 감소한 것은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가계대출 규모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2021년 말 1757조원에서 2022년 말 1749조원으로 0.46% 감소했다.
반면 전국 가구 수는 2021년 2128만가구에서 2022년 2158만가구로 1.4% 증가했다. 가구 수 증가 속도에 비해 가계대출을 포함한 가계신용 증가 속도가 낮아 가구당 빚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반면 인구 1인당 빚은 2021년 말 3600만원에서 2022년 말 3616만원으로 0.4% 증가했다.
가구 수와 달리 전체 인구 수는 2020년 5184만명을 정점으로 2021년 5174만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22년 5163만명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