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02:15 (수)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④ 정주영의 지적 호기심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④ 정주영의 지적 호기심
  •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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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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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학교 학력이 전부지만 다섯 살 때부터 서당서 천자문, 명심보감 등 익혀
고향 아산리 이장집에만 배달되던 신문도 정독하는 등 배움의즐거움 알아
쌀 가게서 일하며 소설책을 사서 읽고 역사,지리 밝아…연극, 영화도 즐겨

정주영 회장의 학력은 고향 통천에서 송전소학교를 나온 게 전부다. 하지만, 다섯 살 때부터 3년간 서당을 다니며 천자문과 명심보감, 동몽선습, 소학을 공부했다. 정 회장의 학습 의욕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였는데 어린 나이에도 아산리 이장 집에만 배달되던 신문(동아일보)을 빌려서 열심히 봤다고 했다.

쌀집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는 "이 양반은 무엇이든 배우는 걸 아주 좋아했어"라고 회고했다.

"쌀 한 가마니에 12원 할 때 월급이 18원 정도 됐을 거야. 배달부 월급은 그것도 안 됐는데 경리 일을 하니 좀 더 많이 줬지. 그런데 지독히 검소했어. 다른 직원들이 일 년에 서너 번씩 고향에 갈 때도 돈 아끼느라 한 번 갈까 말까 했어. 다른 직원에게 들은 얘기인데 다들 밤참을 사 먹어도 꾹 참고 안 먹더래. 그리고 뭐 소설책을 많이 사봤다나. 네 아버지가 보던 소설책도 많이 빌려다 봤대."

할머니는 정 회장이 노래를 참 못 불렀다고 기억했다. 모두 얘기하는 음치였다.

정 회장의 학습 의욕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였는데 어린 나이에도 아산리 이장 집에만 배달되던 신문(동아일보)을 빌려서 열심히 봤다고 했다. 쌀집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는
정 회장의 학습 의욕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였는데 어린 나이에도 아산리 이장 집에만 배달되던 신문(동아일보)을 빌려서 열심히 봤다고 했다. 쌀집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는 "이 양반은 무엇이든 배우는 걸 아주 좋아했어"라고 회고했다. 사진은 아산병원 내에 있는 아산기념관에 전시돤 지필묵이다. 정주영은 틈틈히 붓글씨를 즐겨 썼다.

"하루는 쌀집 일이 다 끝난 다음 일꾼들끼리 막걸리를 사놓고 놀았어. 안주하라고 전을 좀 부쳐서 갖고 갔지. 술이 얼큰하게 취한 일꾼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아, 이 양반이 노래를 너무 못하는 거야. 나는 웃음을 참고 있는데 다른 일꾼들이 놀리곤 했었지. '힘도 세고, 글씨도 잘 쓰고, 재주도 많고, 아는 건 많은데 노래는 못 하네'하고 생각했어. 자기가 서당 다니면서 글을 외울 때 하도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바람에 목청이 나가서 노래를 못한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한참 나중인 1984년 연말, 평창동 현대 영빈관에서 열린 송년회에 초대받아 다녀오신 할머니가 "나 오늘 깜짝 놀랐다" 라고 하셨다. 정말 놀란 표정이었다.

"오늘 정 회장이 기분이 좋았는지 노래를 서너 곡이나 불렀어. 뭐냐 그 '쨍하고 해 뜰 날'이런 노래였는데(함께 송년회에 다녀오신 아버지께 물으니 '가는 세월', '이거야 정말', '나를 두고 아리랑'등을 불렀다고 했다) 너무 잘 부르는 거야. 아니, 저 양반 노래 못 불렀는데. 그래서 내가 직접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아주머니, 저만큼 열심히 노래 배운 사람 없을 겁니다'라고 해. 사우디에 갔을 때 차에 테이프 틀어놓고 계속 열심히 따라 불렀더니 노래를 잘하게 됐다는 거야. 참 대단한 양반이야."

할머니는 일과가 끝나면 항상 신문을 읽고 있던 정 회장의 모습을 기억했다.

"신문을 왜 그렇게 열심히 보냐고 물었더니 신문을 봐야 세상 돌아가는 걸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 예전에 서당에서 공부해서 그런 건지 신문을 많이 봐서 그런 건지 이것저것 아는 게 많았어. 역사도 잘 알았고, 낯선 동네에 가더라도 저게 무슨 산이고, 여기는 뭐가 많이 나서 유명하다는 등 아주 척척박사였지."

정 회장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많았고, 학문에 대한 욕구도 남달랐다. 영화나 연극에도 관심을 보여 틈만 나면 보러 다녔다고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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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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