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자파를 100％에 가깝게 차단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학계에 보고했다. 24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창의연구소 신소자연구실은 그래핀 복합소재에 '멕신'(MXene)이라는 물질을 첨가해 가벼운 전자파 차폐 소재를 개발했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이용해 전자파를 막아보려는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다만 그래핀은 금속보다 낮은 전기 전도도 때문에 한계를 보였다. 전자파 차폐 성능은 소재의 전기 전도도에 비례하는 특성을 보인다.

연구진은 그래핀·고분자 복합소재에 멕신의 한 종류인 '티타늄 카바이드'를 넣어 걸림돌을 제거했다. 개발된 소재는 나노 복합소재 사용 군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파 차폐율(99.9999994％)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 전도도를 지니며 가볍고 유연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금속재료보다 제조하기 쉬워 필름이나 코팅 같은 상용 제품 양산에도 유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자·의료기기, 자율 주행 자동차 전장부품,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로봇용 피부 등 유해한 전자파 노출 환경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최춘기 ETRI 박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파 차폐 성능을 가진 나노 복합체"라며 "외부의 작은 압력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센서 기능도 부여할 수 있어 응용 범위가 넓을 것"이라고 말했다. ETRI는 이번 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도 출원했다.

이기수 이코노텔링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