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7453억원)보다 91.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3000억원 언저리인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TV·가전 등 주력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어닝쇼크 국면에 빠졌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4분기(757억원) 이후 4년 만이다. 그래도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1조8597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7000억원)보다 5.2%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마케팅 비용 증가, 4분기 원/달러 환율 급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TV 부문(HE사업본부)에서 영업 손실이 많았던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줄었고, 유통재고 수준 정상화에 판매 촉진비가 늘어나 수익성도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B2B 사업인 비즈니스솔루션(BS)도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다만, 자동차 전장(VS) 부문은 흑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차츰 완화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의 추가 수요에 대응한 것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VS는 첫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생활가전(H&A)도 전분기보다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LG 생활가전의 연간 매출은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지켰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