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5:10 (목)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사랑하라'는 유언 남긴 축구황제 펠레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사랑하라'는 유언 남긴 축구황제 펠레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12.30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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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월드컵 우승 이끈 '전설의 골잡이'… IOC는 '20세기 최고선수'로 뽑아
농구천재 마이클 조던 "펠레라면 나보다 위대하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여"
최연소 결승전 득점 등 '최연소' 기록 몽땅 갖고 있고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아
2022년을 보내는 마지막 12월 30일(현지 시각 29일), '축구황제' 펠레가 세상을 떠났다. 사진=펠레 페이스북/이코노텔링그래픽팀.

2022년을 보내는 마지막 12월 30일(현지 시각 29일), '축구황제' 펠레가 세상을 떠났다. 펠레의 인스타그램에는 펠레가 인류에게 보내는 유언이 담겼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영원히.'

펠레가 정말 그렇게 유언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1974년 은퇴 경기에서도 "사랑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나와 함께 외칩시다. 러브, 러브, 러브"라고 말했으니 그의 유언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만하다.

젊은이들은 1940년생인 펠레보다 메시나 호나우두를 더 높이 평가한다. 펠레가 뛰는 모습을 못 봤으니 왜 펠레를 '축구황제'라고 부르는지 의아해할 수 있다. 펠레의 실력보다 '펠레의 저주'에 더 익숙할 것이다.

펠레는 1958년 스웨덴, 1962년 칠레,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다. 유일한 월드컵 3회 우승자다. 만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스웨덴 월드컵에서 지금도 깨지지 않는 대기록들을 작성했다. 통산 최연소 득점, 최연소 멀티 골, 최연소 해트트릭, 최연소 우승, 최연소 신인상, 최연소 결승전 득점 등 '최연소' 기록은 몽땅 가지고 있다.

펠레는 현역 시절 21년간 1,363경기에 출전해 1,281골을 기록했다. 특정 대회 포함 여부에 따라 공식 기록이 달라지긴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최다 골이다.

199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로 펠레를 뽑았다. 당시 2위였던 현역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미국)이 "펠레라면 나보다 위대하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내가 펠레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1969년이었다. 축구 선수 최초로 통산 1,000골을 넣었다는 뉴스였다. 2위인 포르투갈의 유세비오(에우제비우)가 500골 조금 넘었다고 했으니 대단한 기록이었다. 그런데 역사적인 1,000호가 페널티 골이어서 조금 실망했던 기억도 있다.

펠레가 진짜 위대한 선수임을 확인한 대회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이었다. 자일징요(자이르지뉴), 토스타오(토스탕)와 3각 편대를 이뤄 몰아치는 그의 플레이에 완전히 매료됐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내 머릿속에 축구 제일 잘하는 팀은 브라질, 최고의 선수는 펠레로 각인됐다.

1972년, 펠레가 소속팀 산토스(산투스)와 함께 한국에 왔다. 축구황제의 방한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단한 뉴스였다. 펠레가 이끄는 산토스는 한국대표팀을 3-2로 이겼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펠레가 떠났다. 메시(아르헨티나)의 황제 등극을 지켜봤던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는데 영웅의 부고를 받으니 싱숭생숭하다.

그러나 그게 역사고, 인생이다. 영웅은 사라지고, 새로운 영웅이 탄생한다. 그렇게 역사는 이어진다. 2022년은 이렇게 지나가고, 2023년의 새로운 태양은 뜬다.'사랑'을 사랑했던 펠레여 굿바이. 영욕을 함께 했던 2022년이여 굿바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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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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