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지역별 기후변화 시나리오…열대야 늘고 제주는 연중 60% '여름'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하면 기온이 상승한 결과 남부지방과 제주는 금세기 말 겨울이 실종되는 한편 여름은 길어지고 폭염과 열대야도 한층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상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와 지난해 산출한 남한 고해상도(1㎞)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토대로 예측한 지역별 기후변화 전망을 29일 내놓았다. 지역별 기후 전망은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220여개 기초 자치단체는 물론 3500여개 읍면동별로도 제시됐다.
광역 지자체 기후변화 전망을 보면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는 경우'(SSP5-8.5·고탄소 시나리오) 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전남·경남·제주 등 8곳은 이번 세기 후반기(2081~2100년) 겨울이 제로(0)로 실종될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학적으로 겨울은 '일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았을 때' 그 첫날 시작한 것으로 본다. 1991~2020년 평균(평년) 겨울은 '12월 4일부터 이듬해 2월 28일까지'로 87일간이다. 이 또한 1981~2010년 평균(94일)보다 7일 짧아졌다.
겨울과 함께 한파도 없어진다.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금세기 말 강원, 충북, 경기, 경북을 뺀 나머지 광역 지자체는 한파일이 제로(0)로 예상된다. 한파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을 일컫는다. 금세기 말에도 한파가 남는 지역도 강원(2.6일)을 제외하면 충북 0.3일과 경기·경북 0.2일로 하루가 채 안 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한파일은 0~21.9일이다.
겨울이 사라지면서 여름은 늘어나 제주의 경우 금세기 말 1년의 약 60%(211일)가 여름 기후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129일)보다 여름이 82일 길어지는 것이다. 강원(81일→163일)과 함께 광역 지자체 중 여름이 가장 많이 길어지게 된다. 여름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른 뒤 다시 떨어지지 않았을 때 그 첫날'에 시작한 것으로 본다. 평년 여름은 '5월 31일부터 9월 25일까지' 118일간이다.
폭염과 열대야는 훨씬 빈번해진다. 현재 광역 지자체 폭염일은 4.8~32.4일인데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금세기 말 69.1~120.1일로 11.6~96.7일 늘어나게 된다. 열대야일도 2.2~22.5일에서 55.2~103.3일로 11.4~84.8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에 따르면 대구(금세기 말 폭염일 120.1일)와 제주(금세기 말 열대야 일 103.3일)는 금세기 말에는 연중 3분의 1 동안 폭염 또는 열대야를 겪게 된다. 폭염일은 '일 최저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고 열대야일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이다.
서울은 고탄소 시나리오상 금세기 말 겨울과 여름이 각각 28일과 188일로 현재(102일과 127일)와 비교해 겨울은 74일 줄고 여름이 61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기온이 상승하는 것이다.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광역 지자체 연평균 기온은 금세기 말 17.0~21.9도로 현재(10.5~16.1도)보다 약 6도 높아진다.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가장 큰 지자체는 서울과 경기로 6.7도였다.
강수량은 1278.0~2137.3㎜로 역시 현재(1093.1~1758.5㎜)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1일 최대 강수량도 144.8~253.9㎜로 현재(110.3~159.5㎜)보다 많아진다. 현재 1.5~3.5일인인 호우일도 1.9~5.4일로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