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체제의 삼성전자 첫 사장단 인사에서 오너 일가 출신이 아닌 첫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성별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양성해 미래 사업에 대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5일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기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경영안정을 꾀하면서 네트워크 사업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들을 승진시켜 핵심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날 인사에서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맡던 이영희 부사장이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에 올랐다. 이 사장은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갤럭시 마케팅에 참여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선 여성 인사 중용과 함께 미래 대비와 성과주의도 중시됐다. 삼성전자는 "네트워크 사업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으로 보임하고, 반도체 사업 개발과 제조 역량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핵심 사업의 미래 대비 경쟁력 강화 의지를 확고히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는다. 김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 차세대전략그룹장,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거치면서 영업·기술·전략 분야에서 성장을 이끌었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제조담당 신임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제품 공정 개발을 주도해 반도체 기술 초격차 확보에 주력하게 된다.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은 D램과 플래시 메모리 공정 개발부터 양산까지 반도체 전 과정에 대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 메모리 사업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SBS 보도국 부국장 출신인 백수현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부사장과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 박승희 삼성물산 건설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승희 사장은 이인용 사장이 맡았던 삼성전자 CR을 담당한다.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 부실장(부사장)은 중국전략협력실장(사장)을 맡아 중국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이슈 등에 대응하는 업무를 맡는다.

전경훈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은 DX부문 CTO 겸 삼성리서치장으로, 승현준 DX부문 삼성리서치장은 DX부문 삼성리서치 글로벌 R&D 협력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바꾼다.

삼성전자는 기존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함으로써 경영 안정을 다졌다.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