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2012년 7월 한국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지 10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수급지수는 70선이 깨졌고, 전국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해 2일 공개한 12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8로 전주(67.9)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2012년 7월 첫째 주(58.3) 조사를 시작한 이후 10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 조사에서 99.6으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뒤 1년이 넘도록 55주 연속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매수 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수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555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별 거래량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종로구 아파트 거래량은 10월 한 달 4건밖에 안 됐다. 용산구(8건), 광진구(9건), 강북구(10건), 금천구(10건)도 거래량이 10건 이하에 그칠 정도로 거래절벽 현상이 심각했다.
구별 매매수급지수는 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이 지난주 64.5에서 이번 주 63.9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도봉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인 0.99% 내리며 주간 하락폭이 1%에 육박했다. 노원구도 지난주 -0.88%에서 금주 -0.95%로 하락폭이 확대되는 등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은평·마포·서대문구 등 서북권 지수는 지난주 63.8에서 이번 주 62.4로 떨어지며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서울 5대 권역 중 최저를 기록했다.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은 66.3에서 65.8로 내려갔고,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 서남권은 68.0에서 66.0으로 하락했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동남권은 지난주보다 아파트값 하락폭은 둔화했지만 매수심리는 74.1로 지난주(75.0)보다 떨어졌다.
경기도는 지난주 72.0에서 70.8로 떨어졌고, 인천은 70.8에서 69.5로 하락하며 지수 70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70.5에서 금주 69.4로 떨어지며 지수 70선이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