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8 14:45 (월)
[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③ 의복환경과 갈색지방
[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③ 의복환경과 갈색지방
  • 송명견(동덕여대 명예교수ㆍ칼럼니스트)
  • mksongmk@naver.com
  • 승인 2022.11.1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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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요인되는 백색지방과 달리 갈색지방은 지방을 태우는 '마법의 지방'
따뜻하게만 생활하면 갈색 지방 조직이 퇴화해 서늘하게 옷 입는 습관을
인류는 앞으로 또 다른 감염병에 시달릴 것…스스로 싸울 힘 기르는게 답

만물은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인간도 그렇게 호모사피엔스에서 오늘의 인간으로 변모되어 왔다. 앞으로의 인간도 환경과 교류하며 당연히 변할 것이다. 

'의복환경'이란 전문용어가 있다. 인체를 둘러싸고 있는 옷과 인체 사이에 형성되는 환경을 말한다. 인체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환경이며, 이것 역시 인체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이 환경이 어떻게 조성되느냐에 따라 인체를 보호하고, 적응 능력을 유지· 증진시키기도 하지만, 역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의복환경을 비롯한 환경이 지속적으로 안락할 때, 인체는 굳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기관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이에 따라 관련 기관의 기능은 퇴화하고, 자생 능력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인체의 지방에는 백색과 갈색, 두 종류가 있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지방은 백색 지방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인체의 지방에는 백색과 갈색, 두 종류가 있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지방은 백색 지방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인체의 지방에는 백색과 갈색, 두 종류가 있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지방은 바로 백색 지방이다. 이것은 피하, 내장 주위 등 몸 전체에 폭넓게 퍼져 있고, 과잉섭취에 따라 세포 내에 축적되어 비만을 유발한다.

반면 갈색 지방은 목 주위, 갈비뼈 주위, 견갑골 주위, 겨드랑이 등에 자리하며 비만 유발의 주범인 지방을 연소시키는 마법의 지방이다.

체온조절 능력이 미숙한 신생아나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에게 갈색 지방의 양이 많다. 체온조절을 위한 신의 배려다. 신생아는 지방의 3분의 1 정도가 갈색 지방이고, 성인이 되면,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 갈색 지방조직의 미토콘드리아에는 UCP(uncoupling protein/짝을 이루지 못하는 단백질)라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 바로 이 UCP가 백색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방출한다. 중요한 것은 이 UCP가 추운 환경에서는 그 수와 양이 증가하고, 더운 환경에서는 감소한다는 대목이다.

따뜻하게만 생활하면 갈색 지방조직이 퇴화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들이 많다. 특히 갈색 지방조직의 미토콘드리아 결함은 후손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고, 유전적으로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이 예견되는 사람들에게는 식이요법이나 운동 처방이 별 효과가 없다고 하니, 이들에게 더욱 유용하리라는 견해이다. 

문제는 안락함에 길들여진 현대인이 어떤 방법으로 추위 자극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실내온도를 낮추고 스케이트나 스키 같은 겨울 스포츠를 하는 등 추위 자극 수단이 여러 가지이겠지만, 적정 의복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추위 자극 수단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견해다. 
생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개인차가 있으므로 한마디로 방법을 제기하기는 어렵지만 옷을 따뜻할 때까지 입지 말고 약간 서늘하게 입을 때 추위 자극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행 방법도 간단하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매우 희망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따뜻하게 옷을 입는 습관에 적응된 사람들이 갑자기 차게 입는 것도 문제다. 훈련하지 않으면 어렵다. 식습관처럼 의생활 훈련이 필요하다. 그 효과적인 훈련 시기가 향한기(向寒期), 즉 추위로 넘어가는 바로 요즘이다. 이 계절부터 약간 서늘하게, 한 단계씩 차게 입어가는 훈련을 통해 의생활 습관을 바꾸는 거다.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가 체중을 늘렸다고 아우성이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이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여도 인류는 끊임없이 또 다른 감염병에 시달릴 수 있다. 스스로 싸워 이길 힘을 기르는 것만이 문제의 해답이다. 건강보다 비싼 가치가 따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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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견(동덕여자대학교 명예교수ㆍ칼럼니스트)

송명견(동덕여자대학교 명예교수ㆍ칼럼니스트)= 40여년 동안 옷에 대해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친 의생활문화 전문가. 그 과정에서 '옷이 곧 사람이고 역사'라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글을 쓰는 '옷 칼럼니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패션 인사이트>를 시작으로 <아시아경제신문> <농촌여성신문> <강남 라이프>(서울 강남구청 소식지)에 동서고금의 옷과 패션산업을 주제로 글을 연재했다.

또한 <기능복>(1998년, 공저)부터 <바느질하는 여인이 그립다>(2006년), <옷, 벗기고 보니>(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 선정), <옷은 사람이다>(2014년), <옷으로 세상 여행>(2018년) 등의 책을 저술했다. 그는 오늘도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사회의 모습과 시대적 가치'를 찾고자 고민한다.

서울대학교 농가정학과를 나와 이화여대에서 석사를, 중앙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임하며 일본 문화여자대학 연구교수,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교수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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