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도심을 단정시키는 철도 차량기지 부지 상부를 덮어 주거·상업시설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수서 차량기지를 우선 후보지로 사업성을 검토하는 한편 중앙정부 관할인 용산 차량기지는 정부에 복합개발을 건의할 방침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현지시간) 철도 부지 상부를 덮어 입체적·복합적으로 개발한 리브고슈(RIVE GAUCHE) 지역을 찾아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리브고슈는 철도부지 상부에 약 30만㎡ 면적의 인공 지반을 조성해 철도로 단절된 주변 낙후지역에 대한 복합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이다. 파리시가 1991년부터 환경개선 작업에 들어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38년 동안 진행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주택과 도서관, 학교, 연구소, 사무실, 공원 등 다양한 용도의 시설을 한데 어우러지게 개발하고 있다. 시설별 면적은 업무·상업 35%, 주거 30%, 교육 10%, 도로·녹지 25%다.
서울시는 리브고슈 사례를 참고해 철도 차량기지를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지역 철도기지는 서울시가 관리하는 9곳(수서, 신정, 창동, 방화, 신내, 군자, 고덕, 천왕, 개화)과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색, 용산 등 6곳이 있다.
오세훈 시장은 "철도 차량기지를 시 외곽으로 옮겨달라고 하지만 경기도 등에서 받을 곳이 없다"며 "주민이 원하지 않는 형태로 활용되는 것이 문제인데, 리브고슈와 같은 (복합개발) 방식을 서울 철도 차량기지에 적용하면 토지 이용도와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철도 차량기지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민간의 창의적 제안을 폭넓게 수용하고 중앙정부와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특히 SRT, GTX-A 등 광역교통 연결 지점으로 서울의 동남권 관문 역할을 하는 수서 지역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수서 차량기지의 복합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 수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고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코레일이 관리하는 철도 차량기지 중에는 용산, 수색 등이 후보지로 꼽힌다. 오 시장은 "용산 차량기지는 중앙정부가 주도권이 있어서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건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