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02:20 (수)
중국구석구석탐색㊺화엄사의 '심청이'
중국구석구석탐색㊺화엄사의 '심청이'
  • 홍원선 이코노텔링 대기자(중국사회과학원박사ㆍ중국민족학)
  • wshong2003@hotmail.com
  • 승인 2019.08.07 12: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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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건축때 전국 장인(匠人) 동원령… 현장 투입된 늙은 아비 봉양위해 외동딸이 男裝
감독관에게 신분 노출되자 미소 띠고 절에 설치할 종(鐘) 만드는 '쇳물'에 몸 던진 후 승천
공사장서 그녀의 효행을 지켜본 조각 장인이 '생전의 모습' 떠올려 만든 '보살상'으로 환생

화엄사엔 아름답고 슬픈 사연을 간직한‘이를 드러내 보이며 합장하는 보살상’이 특히 눈길을 끈다. 보살상 자체가 예술적 가치가 돋보이지만 이 보살상에 숨어있는 사연이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이를 드러내고 웃는 보살/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큰 사랑과 감동을 주고 한 떨기 꽃으로 승화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갖고 있는 웃는 보살상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를 드러내고 웃는 보살/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큰 사랑과 감동을 주고 한 떨기 꽃으로 승화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갖고 있는 웃는 보살상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요왕조 시절 황실에서는 불교를 숭신했고 각지에서 뛰어난 工匠을 징발하여 화엄사를 건축하였다. 이 시절 성 바깥에서 살고 있던 한 조각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늙은 장인은 황실을 위해 일하기도 싫었고 또 외동딸을 혼자 집에 두기도 싫어 이 절의 건축에 참여하기를 거부하였다. 이를 두고 고민하던 관청에서는 이 장인을 불러 황명을 거역한다는 죄명으로 곤장을 때렸다. 많은 장인들의 건의로 더 큰 화를 피할 수는 있었으나 결국 황실사찰 건축에 참여하게 됐다. 노장인의 외동딸은 부친의 안위를 걱정하던 중 결국 남장을 하고 건축현장에서 머물며 부친을 보살피기로 했다. 이 남장한 장인의 딸은 사람들을 통해 공사감독관을 설득해 자신이 늙은 부친을 보살피도록 했다. 사원건축공정은 방대한 작업이었고 공사 진척에 조바심을 낸 공사감독관은 수시로 장인들을 질책하며 채찍질을 했다. 남장한 장인의 딸은 장인들을 위해 밥도 짓고 차도 끓여 주었다. 부친과 다른 장인들이 신상을 조각할 때 그녀는 깊은 생각에 잠겨 한 켠에 서 있거나 혹은 앉아서 합장하고 눈을 감은 채 송경하는 자세로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 모습에 감명을 받은 장인들은 남장여성의 자태, 체형, 움직임에 따라 조각하고 장식했다. 공정의 진행에 이 남장여성이 상당히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거동은 한 젊은 장인의 주의를 끌었고, 그는 마침내 그가 노장인의 아들이 아닌 딸이란 것을 알아차렸고 그녀가 공사감독관에 의해 정체가 발견되어 고초를 당하지 않을까 고심하였다. 이런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다. 어느 날 공사감독관은 노장인이 담당하는 팀이 일이 완료되지 않은 것을 알고 부하를 시켜 그를 때렸다. 이 때 남장여성이 뛰쳐나와 스스로 책임을 지고자했다. 이때 공사감독관은 이 여자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윗몸의 옷을 벗긴 채 구타하도록 명령했다. 순식간에 상황이 노출되었고, 이때 그녀는 깊은 정을 띤 눈빛으로 여러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빙그레 웃으면서 종을 주조하기 위한 용도의 끓는 쇳물에 자신의 몸을 던졌다. 펄펄 끓는 쇳물이 갑자기 높이 튀어오르면서 노장인의 아름다운 딸은 한송이 흰구름으로 변해 하늘로 올라갔고, 포악한 공사감독관은 자신에게 튄 끓는 쇳물에 의해 타 죽었다. 젊은 장인은 노장인의 딸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이를 드러낸 미소를 잊을 수 없었고, 그녀의 생전의 자태와 몸매 그리고 눈매를 되살려 하나의 보살상을 완성했고, 그 보살이 바로 이 자리 화엄사에서 지금도 수많은 중생의 평안을 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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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2019-09-30 21:06:12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니 ... 그게 감동이네요. 작가님이 쓰신 '심청이' 제목이 또 압권이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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