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편으로 핑야오를 가다. 조식 후 바로 역으로 가서 차표를 문의하니 좌석은 12시 넘어 출발하는 차편에 있고 입석은 8시 47분발 열차에도 있다. 이곳에서 핑야오까지는 1시간여로 여행시간이 짧은데다 에어컨이 장착된 열차라고 해서 그냥 입석으로 가기로 하다. 생각보다 열차 내는 시원하였다.
에어컨은 잘 가동되고 있었지만 열차는 아주 낡았고 승객들도 어제 고속철의 승객과 좋은 대조를 보인다. 주로 농민공으로 보이는 이들은 삶의 고단한 무게가 느껴지는 꾀죄죄한 몰골과 남루한 옷차림 그리고 외지 생활에 필요한 살림살이가 들어있는 짐 보퉁이 등으로 보통의 승객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열차는 출발 1시간 반이 지나 핑야요역에 닿았다. 역에서 고성을 가는 길을 3차례 물어 고성에 닿았다. 핑야오 역에서 고성까지는 걸어서 10여분 만에 닿을 아주 가까운 거리였으나 초행이고 주변에 공사장도 있다 보니 여러 번 길을 묻게 됐다.
핑야오 고성은 중국에서도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성으로 성벽과 성벽내의 도시건축물이 주로 청대의 것으로 대부분 온존되고 있어 세계적으로 아주 이름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고성 앞에서 120위안의 입장권을 구입하고 성으로 들어가다. 이표는 성을 출입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성내의 각종 박물관 등의 입장권이었고, 고성지역 내는 누구라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다.
핑야오에 성읍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주왕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나 이곳에 성벽이 건설된 것은 명조 초기 홍무제 시절이다. 이후 명조에서만 10차례 보수와 증축, 성루와 망대를 신증설하였다고 한다. 청조의 강희제가 서북을 순유하는 도중에 핑야오를 지나면서 성벽의 사면에 다시 큰 성루를 건설하도록 해 핑야오 성벽이 더욱 웅장한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핑야오 성벽의 길이는 6,163m이고 성벽의 높이는 12m나 된다. 핑야오 고성이 홍무 3년 ( 1370년 ) 축조된 이후 기본적으로 그 원형이 유지되고 있다. 성내의 중요한 민가들은 주로 1840-1911년 건축되었다고 자료는 전한다.
중국고대의 성벽과 성내의 마을이 거의 완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보존된 것은 중국에 4곳으로 그 가운데 한 곳이 바로 핑야오 고성이고 이곳은 특히 보존상태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역사문화적 특성이 평가되어 유네스코는 1997년 핑야오 고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결정, 등재하였다.
고성내 주요 건축물로는 핑야오 현아(縣衙), 일승창표호, 문묘, 청허관 그리고 성벽과 성문, 성루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