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3:30 (토)
[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② 의복 다이어트를 아시나요
[패션이 엮은 인류경제사] ② 의복 다이어트를 아시나요
  • 송명견(동덕여대 명예교수ㆍ칼럼니스트)
  • mksongmk@naver.com
  • 승인 2022.11.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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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얇고 서늘하게 입으면 하루에 시속 4km로 1시간 걸어 소모되는 에너지 사용
사람 체온따라 에너지소비량 달라…기구 사용, 식사 조절 없이 '일상 속 감량' 가능

세계가 살과 전쟁 중이다. 우리나라도 직장 여성 중 93.5%가 다이어트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매월 몇만원부터 40만원, 50만원을 지출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많은 집에서 몇천원짜리부터 1백만원이 넘는 운동기구들을 구입해 몇 번 쓰지도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지출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90~99.5%까지 실패한다니 다이어트가 얼마나 어려운지 거듭 실감케 한다.

S대 의복환경 연구실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19℃의 실험실에 긴팔과 짧은 팔 옷을 입힌 두 그룹의 피험자들을 2시간 동안 앉혀 놓은 후 그들의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짧은 팔 옷을 입은 그룹의 에너지 소비량이 시간당 9.26kcal 더 많았다. 8시간의 수면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16시간 동안 이어진다면 148.16kcal의 에너지가 더 소비된다는 결론이다. 148.16kcal는 성인 여성이 트레이드밀 위에서 시속 4km로 1시간 이상 걸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양이다.

개인별 의복 량 조절 훈련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면 신진대사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개인별 의복 량 조절 훈련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면 신진대사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인간은 항상 일정 체온(약 37℃)을 유지해야 하는 항온동물이다. 더우면 피부 혈관을 팽창시켜 열을 많이 발산하게 하고, 땀을 내어 인체를 식혀준다. 추우면 피부 혈관과 근육을 수축시킴으로써 체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하여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대사활동을 왕성하게 한다. 바로 이런 원리가 긴팔 대신 반팔을 입은 피험자들의 에너지 소비를 크게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란 식사량과 운동으로 잉여 에너지 생산을 막고, 그 에너지가 체내에 축적되지 않도록 방출을 크게 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부담이나 노력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많은 지출과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 실패율은 높고, 비만인구는 날로 늘어나게 된다. 좀 더 쉽고 지속 가능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비만은 복합적인 문제이지만, 앞서 제시한 실험 결과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언제 어디서나 입고 사는 의생활을 건강을 위해 좀 더 과학적으로 해보자는 제안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조금 서늘하게 입기만 하면 된다. 새삼스러운 이론도 아니다. '귀한 자식일수록 차게 길러야한다'며 조상들이 이미 삶을 통해 가르쳐온 지혜일뿐이다. 이는 실험실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경험이라는 생체실험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얻어낸 귀한 결과이다.

그렇다고 의복의 활용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다. 식이요법 및 운동과 함께 의복 처방(?)을 병행한다면 체중 감량을 위해 소모되는 시간, 비용, 노력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옷을 입는다는 것은 일상적인 행위이므로, 식사 조절이나 운동처럼 꼭 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필요 없다. 따로 시간을 할애하고 정해진 장소까지 가야 하는 불편도 없다. 특별한 옷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아무 부담 없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일석삼조, 일석사조의 묘안이 아니겠는가.

건강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질병이나 고도비만으로 인해 식이나 운동에 제한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개인별 의복 량 조절 훈련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면 신진대사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적정량의 옷을 입는 것만으로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찬 정보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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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견(동덕여자대학교 명예교수ㆍ칼럼니스트)

송명견 (동덕여자대학교 명예교수칼럼니스트)= 40여년 동안 옷에 대해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친 의생활문화 전문가. 그 과정에서 '옷이 곧 사람이고 역사'라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글을 쓰는 '옷 칼럼니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패션 인사이트>를 시작으로 <아시아경제신문> <농촌여성신문> <강남 라이프>(서울 강남구청 소식지)에 동서고금의 옷과 패션산업을 주제로 글을 연재했다.

또한 <기능복>(1998년, 공저)부터 <바느질하는 여인이 그립다>(2006년), <옷, 벗기고 보니>(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 선정), <옷은 사람이다>(2014년), <옷으로 세상 여행>(2018년) 등의 책을 저술했다. 그는 오늘도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사회의 모습과 시대적 가치'를 찾고자 고민한다.

서울대학교 농가정학과를 나와 이화여대에서 석사를, 중앙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임하며 일본 문화여자대학 연구교수,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교수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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