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북경에 늦게 도착하고 이튿날 용허궁과 국자감을 둘러본 후 여행 3일차에 고속철을 타고 타이웬으로 가다. 고속철은 빠르기도 하지만 열차내의 쾌적함으로 이 기차를 타는 순간은 늘 행복한 느낌이 든다. 북경 서역을 출발한 고속철이 하북성의 성도 스자좡역까지는 시속 약 300km의 속도로 달렸으나 이후에는 이전의 평야지대와는 달리 굴곡이 심한 지표면이 나타나면서 주행속도가 크게 낮아졌다.
아마 지표면의 안정성과 속도가 관련이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속도가 시속 200km 혹은 그보다 낮은 속도로 뚝 떨어진다. 차창으로 비친 모습은 흡사 미국의 그랜드캐년의 축소판 미니츄어처럼 땅이 꺼진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11시 이전 스자좡역을 통과할 무렵 외부 기온이 34도에 달했으나 산서성으로 진입하고 25도로 뚝 떨어지더니 타위웬에 도착할 무렵 29, 30도로 높아진다.
열차에서 내린 후 바로 역 앞에서 호텔을 잡았다. 친구 두 명과 동행한 이번 여행에서는 적어도 방이 2개 필요하다. 트윈룸은 288위안, 싱글룸은 198위안이다. 짐을 푼 후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산서성박물관으로 갔다. 1층엔 주로 묘족의 의상과 그들의 고급 銀장식품이 화려함을 뽐내며 전시되고 있었다. 고대의 문물이 아니라 오늘날 주로 사용하는 생활용품 등을 전시한 것이 여행자의 관심을 끌었다. 춘추전국시대의 출토유물 등도 제법 많이 전시되었으나 왠지 이방인에게는 시큰둥하게 생각되었다. 이곳 역시 무료관람이었다. 중국의 많은 박물관은 국민교육을 위해, 외국인에게는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람이 무료가 아닌가 싶다.
내일은 전세계적으로 이름높은 중세도시로 성곽과 성곽내 많은 건축물이 명조와 청조 시절 건축된 모습 그대로 많이 보존되어 있는 핑야오고성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