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 등이 내는 신호 포착 어려워 세계 물리학계 깊은 지하연구시설에 검출기 설치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우주 물질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을 찾기 위한 대규모 지하 연구시설이 국내에 건설돼 문을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5일 강원도 정선군에서 지하실험실 '예미랩'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예미랩은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 1000ｍ에 위치한 국내 최고심도 지하 실험시설이다. 면적은 약 3000㎡ 규모로 세계 6위급이다.
IBS는 이곳에서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질, 암흑물질을 검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암흑물질은 우주 에너지의 약 2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미랩에서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 중 하나인 중성미자도 함께 연구한다.
IBS는 2018년부터 강원도 정선군 예미읍 SM한덕철광 갱도 옆에서 지하실험 시설 구축을 위한 공사를 진행해왔다. 2020년 8월 폭 5m 안팎의 지하터널 공사를 마쳤고, 지난달 차세대 대용량 검출기 인프라 구축 공사와 지상연구실 리모델링을 마쳤다.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내는 신호는 포착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우주선 등 배경 잡음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따라서 세계적인 물리학 연구그룹들은 깊은 지하에 연구시설을 만들어 검출기를 설치해왔다.
IBS도 그동안 강원도 양양군 지하 700ｍ에 위치한 300㎡ 규모 지하실험실에서 연구해왔다. 하지만 연구시설의 깊이와 규모가 제대로 된 연구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2016년 예미랩 구축을 승인했고, IBS는 2020년 8월 지하터널 공사를 마치고 임시 운영을 해왔다.
이제 IBS의 지하실험연구단은 양양 실험실의 실험장비를 이곳으로 이전해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들어간다. IBS는 기상청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다른 기관과 예미랩을 공동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예미랩에 국가 지진 관측망 구축과 지진 관측장비 성능 검증을 위한 실험실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심부 암반의 거동 연구 등에 예미랩을 활용할 계획이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준공식 축사에서 "특정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거대 연구시설이 세계적인 연구성과 창출에 필수적"이라며 "예미랩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이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더욱 세계적인 연구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