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며 받은 보조금이 약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전기차 보조금은 4114억원으로 국내 시장의 미국 전기차 국비 보조금(166억원)의 24.8배 규모였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4652대, 미국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은 3억1647만달러로 원/달러 환율 1300원으로 계산하면 4114억원이다.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상 차종인 CV(Clean Vehicle)로 일반 전기차(EV)에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포함한 것이다.
한국의 상반기 미국시장 전기차 판매대수는 미국(29만2646대)에 이어 2위로 독일(3만6170대), 일본(2만9156대), 스웨덴(1만7906대)을 앞섰다. 지난해 전체 전기차 수출(2만9837대) 대수보다 38.4% 많다. 지난해 현대차의 미국 자동차 수출에서 전기차 비중은 3.8%였는데 올해 10.0%로 높아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에 서명하기 전까지 전기차 한 대당 7500달러 보조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보조금 혜택 요건에 '북미 조립' 요건이 추가돼 현대차·기아는 연말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 전기차는 전량 국내에서 조립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IRA에 북미 조립 요건 외에 배터리의 광물·부품 비율 요건이 추가돼 보조금 받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환경부의 국적별 보조금 지급 현황을 보면 상반기 전기차에 5362억원의 국비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 중 미국 수입차에 지급된 보조금이 166억원으로 3.1%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161억원, 제너럴모터스(GM)가 5억원이다.
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이 4693억원으로 87.5%였고, 중국 수입차가 388억원으로 7.2%였다. 전체 전기차 보조금 중 미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 비율은 2020년 18.8%(1027억원)에서 지난해 11.6%(1150억원)으로 낮아졌다.
구자근 의원은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에 130억 달러 이상 투자하고 10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해 협력적 관계를 가진 만큼 산업통상자원부가 양국 간 상호 호혜적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