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18일 발간한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0%로 낮췄다. 피치는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 기대보다 약하다"며 이같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이 올 들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으나 피치처럼 대폭 낮추기는 처음이다. 피치보다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올해 1.8% 성장을 전망한 노무라 증권이 있다.
피치는 "올해 1분기에 GDP가 전 분기 대비 0.4% 급감하면서 예기치 않게 수축했다"며 "중국 성장 둔화와 무역분쟁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수출이 압박을 받았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반도체 가격은 작년 말부터 급락해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그러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2.5%에서 2.6%로 높였다. 2021년 성장률도 2.6%로 내다봤다.
피치는 "내수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재정정책의 도움으로 한국 경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될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도 무역전쟁이 더는 확대하지 않고 약달러 환경이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피치는 이처럼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면서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전망했던 2.8%를 유지했다. 세계경제와 비교할 때 한국 경제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다. 미국과 무역전쟁중인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춘 6.2%, 내년 성장률은 6.0%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낮췄다. 2분기 성장률도 기존 전 분기 대비 1.1%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피치와 달리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추는 등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더딘 회복세, 수출 부진 등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이유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