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에너지와 원자재 등 수입가격 상승으로 상품수지가 11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를 합친 경상수지는 흑자를 냈지만 규모가 급감했다. 특히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8월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7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석 달 연속 흑자를 냈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7월(77억1000만달러)보다 66억2000만달러 급감했다.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258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94억6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7월 경상수지 흑자가 급감한 것은 상품수지가 11억8000만달러 적자를 내며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수출(590억5000만달러)이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6.9%(37억9000만달러) 늘었지만, 국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602억3000만달러) 증가폭(21.2%·105억2000만달러)이 수출 증가폭의 세 배를 넘어섰다.
서비스수지는 3억4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수출화물 운임 인상에 힘입어 3억6000만달러로 늘어난 것이 보탬이 됐다. 여행수지 적자(-8억6만달러)는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지난해 7월(-5억달러)보다 늘었다.
관건은 8월 이후 상황이다. 8월 무역적자는 94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7월 적자(46억7000만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가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의 영향으로 적자를 낸 4월에 이어 8월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한국은행도 이날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적자 불안감에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개장과 함께 1380원선을 뚫는 등 영향을 받았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준다. 게다가 원화가치 약세 요인인 경상수지 악화가 환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