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은 동반 급락세…외국인 순매도 앞장

7일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며 1380원선을 뚫었다. 이런 달러화 초강세추세라면 조만간 환율이 1400원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 퍼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주가도 1% 넘게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5원 폭등한 1384.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8월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이자 2009년 3월 30일(1391.5원)이래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개장 직후 1380원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계속 올라 오후 한때 1388.4원까지 치솟았다. 1390원선을 위협하던 환율은 점심 무렵 외환당국이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의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소 진정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이 구두 개입성 발언을 쏟아냄에도 원/달러 환율이 수직 상승한 것은 세계적 달러화 초강세 외에도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10억9000만달러로 급감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8월 경상수지가 넉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언급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원화 및 주식 매도에 나섰다.
다른 국가의 통화 약세도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6.9799위안을 기록하며 7위안에 다가섰다. 달러당 유로화도 1.0129유로까지 올랐다. 달러당 엔화도 이날 143엔을 돌파하며 시장에 150엔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10.691로 치솟았다. 이는 2002년 6월 18일(111.280)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환차손을 우려하는 외국인들이 대거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도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56포인트(1.39%) 내린 2376.46에 장을 마치며 24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외국인은 4936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지수 선물시장에서도 8062억원을 순매도해 주가의 추가 하락을 예고했다. 기관 투자가도 227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만 6884억원을 순매수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11.27포인트(1.45%) 내린 768.1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510억원, 기관이 48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들만 966억원을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