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00 겨우 지켜 …증시서 순매수 하던 외국인들 환율 급등소식에 매도세 전환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처음으로 1370원을 뚫었다. 환율급등 여파로 코스피는 장중 2400 아래로 내려갔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오른 1371.4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1370원을 돌파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365.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연고점을 경신했다가 반발 매수세가 나타나며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가 20년 만에 110선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110.269선까지 치솟았다. 달러 인덱스가 110선을 넘어서기는 2002년 6월 19일(110.539) 이후 20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중국 위안화의 약세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날 위안화는 달러당 6.92위안까지 오르면서 7위안 돌파 우려를 키웠다. 중국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해 위안화 약세를 자초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 소식은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73포인트(0.24%) 내린 2403.6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0.66포인트 오른 2410.07로 개장해 장중 2424.77까지 상승했다가 개인과 외국인 매도세로 오후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코스피는 장중 2392.63까지 떨어졌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하락폭을 일부 줄이며 2400선에 턱걸이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 투자가들이 133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64억원, 67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장 초반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환율 급등 소식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45포인트(1.84%) 내린 771.43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가 정부는 이날 오전 한 달 만에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어 당분간 내외국인의 자본 흐름 등 외환 수급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으나 환율 급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