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상승 행진을 이어가며 1360원선도 뚫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오른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래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4.4원 오른 1342.0원에 거래를 시작해 그동안의 가파른 상승세에 대한 반발로 장중 1352.5원까지 내렸다. 하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가 확인되면서 다시 올라 장중 136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엔/달러 환율이 24년 만에 140엔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40.37엔까지 올랐다.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가 한국, 태국 등 아시아를 강타한 199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고수한 데 영향을 받아 올해 들어 18% 상승했다. 이 같은 엔/달러 환율 상승폭은 1979년(19%) 이후 43년 만에 최대치다.
엔화 외에도 유로화, 중국 위안화 등 세계 주요국 화폐가 초강세인 달러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달러화 가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언급을 한 이후 치솟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며 1365∼1380원선에서 1차 저항선을 이룰 것으로 본다. 외환시장 불안이 고조되면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이날 환율 급등에 반등을 꾀했던 주가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20포인트(0.26%) 내린 2409.4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9포인트(0.50%) 오른 2427.70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2432.37까지 올랐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확인된 오후 들어 내림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2402.67까지 밀리며 지수 2400선을 위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각각 1845억원, 1325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2936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44포인트(0.31%) 내린 785.88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78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25억원, 123억원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