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 2%대 안팎 추락 … 미국발 '검은 월요일' 재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 여파로 29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환율이 치솟고 주가가 급락하는 '검은 월요일'이 연출됐다. 파월 의장이 26일(미국 시간)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미국 주가가 폭락한 '검은 금요일'에 이어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도 월요일 개장과 함께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급등한 135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2원 급등한 달러당 1342.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상승 행진을 이어가 결국 1350원대로 거래를 마감했다. 9월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심화된 결과다.
시장은 미 연준이 9월에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경우 달러화 강세가 더욱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지난 주말 1000포인트 넘게 폭락한 후폭풍으로 국내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14포인트(2.18%) 내린 2426.8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7월 27일(2415.53) 이후 한 달만에 최저치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48.97포인트(1.97%) 내린 2432.06에 개장해 외국인(459억원)과 기관 투자가(5587억원)의 쌍끌이 매도로 장중 한때 2417.01까지 밀렸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2.56포인트(2.81%) 급락한 779.89에 거래를 마감하며 800선 아래로 내려갔다.